한국 성서고고학 학자들 '르호보암 성벽' 세계 최초 발굴

한국 성서고고학 학자들 '르호보암 성벽' 세계 최초 발굴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5년 08월 13일(목) 09:29
▲ '르호보암 성벽' 앞에 선 텔 라기스 한국발굴단. 사진 왼쪽부터 강후구 교수, 이태종 목사, 홍순화 목사, 최광현 박사, 장상엽 집사. <사진제공= 홍순화 목사>

한국 성서고고학 학자들이 3000여 년 전 라기스에 건설된 르호보암 성벽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성서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텔 라기스 한국발굴단'(단장:홍순화)이 지난 7월 26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남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텔(언덕이라는 뜻) 라기스' 발굴현장에서 르호보암 성벽을 발굴하는 쾌거를 이뤘다.

라기스는 역대하 11장 5~10절에서 '르호보암이 유다 땅에 건축하였다'고 전한 15성읍 가운데 하나로, 이번에 한국발굴단은 르호보암이 건설한 성벽을 찾아냈다. 이번에 발견된 성벽은 너비 3m의 돌로 축조됐으며, BC 10세기 당시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들도 출토됐다.

한국발굴단장 홍순화 목사(한국성서지리연구원장ㆍ총회 신학교육부장)는 "지금까지 텔 라기스는 세 차례에 걸쳐 발굴되었다. 1930년대에 영국인 스타키, 1960년대에 이스라엘인 아하로니, 1970년대~90년대 초까지 이스라엘인 우쉬시킨의 지도하에 발굴된 텔 라기스에서 르호보암의 성벽은 찾지 못했었다"면서, 이번 발굴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라기스는 아세가와 함께 바벨론의 공격을 끝까지 견딘 견고한 성읍이다. 쉐펠라(평지) 지역의 중요한 성읍으로 여호수아와 연합해 싸운 아모리 다섯 왕 중 하나가 다스렸던 성읍이었다. 라기스는 1929년 올브라이트에 의해 텔 에드 두웨이르(Tell ed-Duweir)로 동일시되어 텔 라기스(Tel Lakhish)로 불린다.

이 지역 발굴은 이스라엘, 미국, 한국 등 3개국 연합으로 2013년부터 진행됐으며, 한국발굴단은 르호보암 성벽을 찾는데 집중해왔다. 한국 성서고고학자들은 그동안 성지발굴 시 개인 스태프로는 참여해왔지만 팀을 별도로 조직한 후 한 지역을 맡아 발굴에 나선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순화 목사는 "이번 발굴을 통하여 라기스가 페르시아시대 정착 초기부터 요새화된 주거지인 것이 확인되었다"며 "한국발굴단에 의하여 발굴된 지역이 성문과 비교적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파괴 지층 발견으로 인하여 바벨론 군대가 라기스 성읍 전체를 철저하게 파괴했음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성서고고학계에서는 이번 발굴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발굴 전체 책임자인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의 요셉 가르핀켈 교수(고고학)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미국 전문가들은 "유다왕국의 첫 200년이었던 주전 10세기~9세기 때의 남유다를 연구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장소가 라기스"라며 추후 관련 연구에 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발굴단은 단장에 홍순화 목사, 발굴실장 강후구 교수(서울장신대), 기획실장 이태종 목사(수지교회), 최광현 박사(히브리대 고고학 박사), 장상엽 집사(히브리대 고고학 전공) 등 5명이 활동했다. 한국발굴단은 내년에 르보호암 시대의 건물과 성벽 전체에 대해 광범위한 발굴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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