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 거부하고 신앙 지킨 순교자"

"우상숭배 거부하고 신앙 지킨 순교자"

[ 교단 ] 삼각교회, 故 박영희 장로 순교비 제막식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08월 11일(화) 16:21
   

서울서노회 삼각교회(임준형 목사 시무)가 설립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일 오후 고 박영희 장로 순교 기념예배를 드리고 순교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개성에서 태어난 故 박영희 장로는 1933년 충남 강경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조흥은행에서 근무하던 중 1948년에 삼각교회 초대 장로가 되었다.

목회자인 부친 박상건 목사의 신앙을 물려받은 박 장로는 6ㆍ25전쟁이 일어나면서 1950년 8월 1일 '악질 기독교인'으로 공산당에 체포되어 서대문 형문소에 수감되어 옥고를 겪었다.

당시 서대문 형무소 교무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부친 박상건 목사도 같은 이유로 수감되어 모진 고문을 겪으며 고통을 당했다. 고 박상건 목사는 평양신학교 제31회 졸업생으로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옥에 갇혀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켜냈다.

우상숭배를 거부하고 신앙의 순수성을 지켜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 박 장로도 수감 중에 "예수를 모른다고 하고 우리 사회주의 공산혁명 대열에 합류하라"는 공산당의 회유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맞서다가 9ㆍ28 수복 당시 종교인 납치 북송 계획에 따라 북으로 끌려가 처형됐다. 당시 그의 나이 36세였다.

박화섭 장로(부총회장ㆍ삼각교회 설립 70주년 준비위원장)의 인도로 진행된 순교 기념예배에서 임준형 목사는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제하의 말씀을 전하며 "한국교회사에서 부자(父子)가 동시에 순교한 경우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참으로 영광된 일이지만 한 가정의 입장에서 보면 참혹하고 엄청난 일일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임 목사는 "이 땅에 뿌려진 순교의 피를 통해 하나님이 그 가정을 지켜주셨기에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던 2남 4녀가 모두 신앙을 물려받게 됐다"고 감격스러워 하며 "하나님이 순교자의 가정을 지키시키 때문"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임 목사는 "그 어떤 것으로 위협해도 모든 것 감당하고 이겨낼 사람들"이라면서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이라고 존경스러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예배에서는 유가족 대표에게 순교기념패를 전달했으며 예배 후 교회당 입구에 세워진 순교비 제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교인과 유가족들은 고 박영희 장로의 순교비를 바라보며 주님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숨까지 바친 한 신앙인의 삶을 이어받아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 신앙인들의 삶도 더욱 거룩하고 견고한 믿음으로 지켜나갈 수 있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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