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한 목소리로 '거룩함의 본' 보여야 할 때

한국교회, 한 목소리로 '거룩함의 본' 보여야 할 때

[ 포토뉴스 ]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특별대담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02월 11일(수) 14:39

■ 일시 : 2015년 2월 11일 오전 10시 
■ 장소 :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실
■ 진행 : 편집국장 안홍철 목사  
■ 사진ㆍ정리 : 장창일 차장


무분별한 이단 해제 등 교계 연합기관으로서 위상을 잃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탈퇴한 한국교회 정통 교단들이 모여 창립한 연합기관 '한국교회연합'의 양병희 대표회장을 만났다. 당초 지난 1월 27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이 '이단 검증 및 한기총 개혁'을 주장하면서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과 수차례 대화를 통해 통합을 논의했다고 본보 대담에서 밝힌 바 있어 본보는 이영훈 목사 대담과 함께 양병희 목사 대담을 추진했으나 연초부터 이어진 양병희 목사의 해외 출장으로 성사되지 못하고 지난 2월 6일 귀국 후 뒤늦게 대담이 성사됐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안홍철 국장(이하 안홍철) : 늦었지만 한국교회연합 4대 대표회장으로 섬기시게 된 것 축하드린다. 먼저 소감을 부탁 드린다.
 
양병희 회장(이하 양병희) : 모두들 한국교회가 어렵다고 말하는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어 저에겐 무거운 짐이고 부담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맡기신 뜻이 있어 순종하기로 했다. 특히 한교연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곳이다. 당시 한기총이 혼란한 중에 있을 때 한교연이 출발하기 전 비상 기도회에서 처음 설교를 한 바 있다. 그 때 가장 안타깝게 전한 말씀이 '하나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것이었다. 한 시대에 한 단체를 이끌게 된 지도자라면 3가지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양심의 소리와 역사의 소리, 하나님의 소리다. 한국교회가 이렇게까지 병이 들게 된 것은 하나님의 소리를 바로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교연 대표회장으로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기 위해 먼저 무릎을 꿇고 기도로서 모든 일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안홍철 : 한교연이 출범한 지 햇수로 4년,그 동안 한교연이 걸어온 여정을 평가하신다면, 더불어 교회연합 운동에 있어서 어떤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가.
 
양병희 : 금품 타락선거와 이단 시비로 교회연합기관이 중심을 잃고 표류하던 때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연합을 세우셨다. 한교연은 비록 신생 연합기관이지만 그동안 한국교회의 회복과 갱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섬김의 과제를 놓고 고민하고 기도하며 실천해 왔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한국교회 발전과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한 준비와 건강한 한국교회의 회복과 갱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해도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제 역할을 감당했다고 말할 수 없다. 사업과 행사는 개교회나 총회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교회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대사회 대국가적으로 한국교회의 바른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야말로 연합기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연합기관들을 주로 대형 행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런 행사보다는 오히려 소외된 이웃을 위한 섬김과 나눔 활동,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준비에 보다 심혈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사는 기독교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한 외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벤트'가 아니라 '진심'을 전해야 할 때이다.
 
안홍철 : 한국교회연합의 올 한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양병희 : 올 한해 한교연이 행할 중점 사업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다문화 가정과 탈북자, 결손가정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찾아다니며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교연은 지난해 말 탈북자 힐링캠프와 영세민을 위한 사랑의 연탄나누기에 이어 새해 첫날을 서부역 노숙인 사랑의 밥퍼 봉사로 시작했다. 한교연 직원들이 모두 봉사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그리고 3월 23일부터 4월 2일까지 다문화 가정 친정부모 130가정 초청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선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에 딸을 시집보낸 베트남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중국 등 6개 국가 다문화 가정의 친정부모 130가정 260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사회와 문화를 알리는 행사로 준비되고 있다. 과거 재독 광부 간호사들이 타국땅에서 설움을 겪으며 한국경제에 큰 이바지 했던 당시를 생각할 때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대하는 인식을 한국교회가 바로 잡아나가고자 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 일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 여러 기관과 교회들의 협조를 받아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이다. 바벨론 포로가 70년에 해방된 것처럼 남북통일의 발판이 놓이는 해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 독일의 통일은 한국교회에 큰 교훈이 되고 있다. 독일 통일의 물꼬를 튼 것은 '교회'였다. 우리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기도회처럼 지금 정오12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매일 1분씩 전국교회들이 통일을 위한 기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1만교회 백만인 기도운동'은 철조망을 없애고, 통일 미래를 열어가는 원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 100만인 기도 운동은 통일이 이뤄질 때 가지 계속 될 것이다.
 
나는 제도적 정치적 통일에 앞서 '사람의 통일'을 강조해 왔다. 남과 북의 차이를 좁히고, 상대적 박탈감을 희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NGO형태의 인도적 지원과 점진적 만남을 위한 노력도 진행되어야 한다. 통일을 막연하게 기대만 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한교연을 통해 전국교회가 함께 통일헌금 모금에 나설 것이다. 또 통일 신학을 정립해 왜 통일이 기독교에 있어 특히 중요한 과제인가를 설득하고, 통일기도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가려고 한다.
 
안홍철 : 최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이 이단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교연과의 통합 가능성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대표회장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양병희 : 지금 복음주의 연합기관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다. 아시다시피 한교연과 한기총은 원래 하나였다. 다시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이 당연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연합을 위해서는 '왜 우리가 분열했나'를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당시 한기총에서 여러 교단들이 나와서 정상화를 요구한 것은 한기총이 구태를 답습하고 개혁을 거부하며, 이단을 옹호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이 그 후 한교연과 대화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성사될 수 없었던 주원인도 '이단'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이단 문제에 대해 모두가 공감할 결과가 나온다면 한교연과의 통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기총 이영훈 목사님께서 두 기관의 통합을 위해서라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나 또한 마찬가지 생각이다.
 
안홍철 : 관건은 한기총의 이단문제 해결 가능성인데 어떻게 보시는가.
 
양병희 : 한기총이 먼저 이단 문제를 잘 푼다면 다시 하나가 되는 통합의 길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것은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께서 먼저 개혁의 칼을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공교단으로부터 강한 비판과 저항을 받아온 이단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받고 재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이단 문제는 무엇보다 '교단'의 입장이 제일 중요하다.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 신학자와 전문가를 우선 위원회에 모두 포함해서 폭넓은 토론과 연구의 장을 만들어 객관성 있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길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이단문제가 선결과제이다. 이단문제가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통합을 시도하게 될 경우 한기총 뿐 아니라 한교연 마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다른 문제들은 서로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홍철 : 연합기관들 간의 하나 됨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반면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위기를 맞았다", 혹은 "수명을 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양병희
: 지금 한국교회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당연히 '연합' 이다. 기독교는 가톨릭과 같이 일원화된 조직이 아니라 개교회의 전통과 선교를 존중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산 속에 숨어 자아성찰만 하는 종교가 아니라 세상 속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찾아가는 종교'이다. 그런데 교회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면 기독교는 당연히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성경이라는 우리의 텍스트가 하나인데 당연히 기독교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개교회주의 전통이 강한 기독교는 하나의 '연합기관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또 우리가 기억하고 있지만 기독교는 국가적으로나 민족의 위기 앞에 한 목소리를 내며 힘을 발휘해 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지금 '기독교'^'분열'이라는 공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분열을 끝내고 연합해야 한다. 밖에서 볼 때 교회는 매일 싸움만 한다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기독교의 위기 앞에 안티 기독교의 공격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하나'가 되어 대처하지 않으면 정말 더 큰 위기가 곧 닥칠 것이다.
 
안홍철 : 연합운동의 화합에 앞서 결국 중요한 것은 교회의 역할과 사명이다. 안타깝게도 '교회가 어렵다'는 진단이 줄을 잇고 있고 목회자의 일탈에 대한 소식도 들려온다. 교회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궤도수정이 필요한 시기인데.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양병희 :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사에 유례가 없는 부흥과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가운데 놓여 있다. 교회연합운동조차도 세속화된 모습으로 변질되어 교회는 물론 사회 속에서도 비판을 받는 상황에 있다. 교회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누구를 탓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회개해야 한다. 3%의 소금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데 15%의 기독교인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이 사회에 그리스도인의 맛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맡은 바 사명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화와 개혁은 본질의 회복에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빛이요, 소금'이라고 하지 않았나?
 
초기 존경받던 기독교를 돌아보면 답이 있다. 그때 우리에게는 회개가 있었고, 눈물이 있었고, 성령의 은혜와 감동에 취해 살았다. 그런데 너무 빨리 현실에 안주하고 편리한 신앙에 빠져버렸다.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는 영성의 위기, 도덕성의 위기, 리더쉽의 위기, 공동체의식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은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배려 없는 이기적인 신앙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가 훼손된 것이다. 신앙은 절대로 세속화되어선 안 된다. 신앙은 항상 하나님의 영에 거해야 한다. 이것이 본질이다. 기독교의 거룩성을 회복하려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홍철 : 끝으로 한국교회연합 회원교단들, 또 교인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양병희 : 한국교회는 지금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는 배와 같다. 다시 일어서야 하는데 그 방법은 '연합'이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산적한 문제를 넘어 한기총과 하나 되는 방법도 기도로 고민할 것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만 있다면 인간적인 모든 기득권은 내려놓겠다. 이것은 이영훈 대표회장도 마찬가지시다. 그러나 우선은 한교연 대표회장으로서 한교연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되도록 위상을 강화하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한교연이 정확하게 이끌고 안티기독교로부터 한국교회를 지켜내는 파수꾼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목회자와 성도들도 2014년을 힘들게 보내셨을 것이다. 여러 위기가 우리 앞에 있다. 다원주의 문화가 우리를 위협한다. 인권으로 포장된 동성애 문제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럴수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하나씩 묵상하면서 '빛과 소금'된 성도의 삶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 기도하면 답을 주신다. 그 길로만 나아가면 모든 일이 쉽게 풀릴 것이다. 한교연에 속한 모든 회원교단과 단체의 뜻과 중지를 모아 한국사회에 그리스도의 복음의 새 바람이 불도록 혼신을 다해 사역하고 봉사하겠다. 기도를 부탁드린다.
 
안홍철 : 긴 시간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