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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뉴스 ] 노숙인 자활잡지 '빅 이슈', 지령 100호 맞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2월 10일(화) 16:44
   
▲ 빅 이슈 판매원을 도와 함께 잡지를 판매하며 자원봉사하는 강한솔 씨(오른쪽)과 유진솔 씨.

노숙인 자활을 위한 잡지 '빅 이슈'가 지령 100호를 맞이했다.
 
빅 이슈 100호의 모델은 세계적인 유명배우 '키아누 리브스'. 키아누 리브스는 지난 2001년 애인 제니퍼 사임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우울증과 자괴감에 빠져 몇 년간 노숙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는 배우로 이번 빅 이슈 지령 100호의 모델로서 '안성맞춤'이었다.
 
빅 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된 대중문화잡지로 사회구조로 인한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창간됐다. 한국판은 노숙인 자활을 지원해온 '거리의 천사들(대표:안기성)' 주도로 지난 2010년 7월 5일 창간되어 이번에 100호를 발간하게 된 것.
 
'빅 이슈'의 대외협력국 이선미 팀장은 "빅이슈 100호는 초판을 15000부 찍었는데 조기 매진되어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며 "올 겨울 날씨는 추웠지만 그 반대로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진 것 같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노숙인들에게 희망을 주다

지난 1월 27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는 빨간 조끼를 입은 빅이슈 판매원과 그 옆에 자원봉사자 청년 두 명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잡지 판매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홈리스가 거리에서 직접 판매하는 자활 잡지 '빅 이슈'입니다. 100호가 나왔습니다!”
 
혜화역 2번 출구 '빅판(판매원들끼리는 '빅 이슈' 판매원을 줄여서 지칭한다)' 박명호 씨(가명)는 빅 이슈를 통해 자신을 노숙으로 내 몬 빚을 모두 청산하고 이제 자립을 꿈꾸고 있는 40대 중년 남성이다. 그는 "빅이슈 판매를 2년 간 했는데 그 동안 진 빚을 모두 갚았고 이제 노숙생활을 곧 청산하고 자립하는 단계로 들어설 것"이라며 "추운 날씨에 고생은 되지만 노숙인들의 어려움을 알고 잡지를 구입해주시는 분들에게  따름"이라고 말했다.
 
빅판 옆에는 남녀 청년 두 명이 빅 이슈 100호를 홍보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강한솔 씨와 유진솔 씨는 재활을 위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노력하는 노숙인들을 위해 직접 빅 이슈 사무실을 찾아 봉사를 자청했다. 강한솔 씨와 유진솔 씨는 연인 관계로 함께 의미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을 모으고 '길거리 봉사 데이트'를 자청한 기특한 청년들이다.
 
감리교측 임마누엘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강 씨는 "여자친구와 같이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을 꾸준히 갖고 있다가 TV에서 빅 이슈에 관한 정보를 얻고 봉사를 결정했다"며 "처음에는 남들 앞에서 잡지를 파는 것이 쑥쓰럽고 춥기도 했지만 이 일을 통해 노숙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더욱 봉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고 봉사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청년들의 도움에 빅판 박 씨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열심히 판매에 임하는 청년들의 수고에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시작은 '미약', 결과는 '창대'

빅 이슈는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권당 5천 원에 판매하면, 이중 절반인 2천500원이 판매원에게 돌아간다. 격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한 호당 1만2천부를 인쇄, 서울의 지하철역사와 수원역 등 60여 곳에서 판매하며, 6개월 이상 빅 이슈를 판매하며 성실하게 저축하는 판매원에 한해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빅 이슈 코리아측에 따르면 창간 이후 지금까지 30여 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13명의 빅 이슈 판매원은 재취업에 성공해 사회로 복귀했다.
 
빅이슈 코리아 발행인 안기성 목사는 "빅 이슈를 통해서 많은 홈리스들이 새롭게 자활을 할 수 있었고, 빅 이슈 코리아를 통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이 있었다고 평가한다"며 "무엇보다도 노숙인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빅 이슈를 한권 한권 구입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빅 이슈 코리아에서는 잡지 판매 이외에도 민들레 예술문학상 시상, 홈리스월드컵 출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홈리스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고 사회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한솔, 유진솔 씨와 같이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봉사자는 홈페이지(bigissue.kr)를 통해 해외통신원, 취재 및 기고, 디자인, 일러스트, 사진, 스튜디오 사진 등 잡지 콘텐츠 부문, 영상, 동기부여 프로그램, 홈페이지 및 앱 제작, 사무보조, 광고ㆍ홍보ㆍ마케팅 등 부문의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

 

   
 

37개국 108 도시서 시판
빅이슈, 영국 노숙자 5천명 자립 시킨 후 세계로 보급

'빅이슈코리아(The Big Issue)'는 1991년 영국 '더바디샵(The Body Shop)'의 창업자 고든 로딕(Gorden Rodick)과 존 버드(John Bird)가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로 영국에서만 5천여 명의 노숙자들을 자립시킨 후 전세계로 보급됐다.
 
현재 37개국가 1백8개 도시에서 시판되고 있는 잡지 '빅이슈'는 노숙자들만 판매가 가능한 잡지로 풍부한 볼거리와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전세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빅 이슈 판매사원은 △술을 마시고 판매하지 않고 △흡연 중 판매하지 않으며 △하루 수익의 50% 저축 등의 판매수칙을 지키며 자활을 위해 노력한다.
 
세계적인 스타인 마돈나, 베컴, 폴 메카트니는 물론, 미국 오바마 대통령까지도 빅 이슈의 표지모델로 재능기부를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하정우, 송일국, 윤하 등의 연예인들이 표지모델로 재능기부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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