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선교사의 복된 발걸음

<7> 선교사의 복된 발걸음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송광옥 선교사
2015년 02월 09일(월) 19:46

우리 교단 선교신학에서 본 선교란 '복음전파, 구제봉사, 사회정의, 자연보호'이다. 예수님이 성육신으로 이 땅에 오신 것처럼, 우리 선교사들도 주님을 본받아 사명을 가지고 복된 발걸음을 땅 끝으로 향해 가는 것이다.

선교지 대부분은 가난과 사회정의가 확립이 안 된 나라이기에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늘 위험이 뒤따른다. 테러의 위험, 재난(쓰나미, 지진, 폭동 등)과 교통(비행기, 배, 차량, 길에서)사고의 위험 그리고 각종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별히 선교사에게 있어서 특별위기 관리는 지혜을 요한다.

사실 지진, 해일, 쓰나미, 화산폭발, 교통사고, 테러와 질병 등 다양하게 일어나는 사건들 앞에 인간은 정말 무대책이다. 인니에서 지난 IMF와 국민의 폭동 사건이 났을 때의 위기 사항이 기억난다. 1998년 폭동이 일어나 많은 외국인들이 인니를 떠나고 있을 때(하룻밤에 국적기 8대가 와서 한인들을 데리고 떠났다) 원주민들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어찌 할 것인가? 학교로 와라! 우리집으로 와라! 우리 지역으로 와라! 했는데, 원주민들은 한 사람도 "한국으로 빨리 돌아가라!"라고 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폭동이 날 때 함께 있었고, 쓰나미와 지진이 났을 때 현장에 달려갔던 것을 기억하는 원주민들은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선교사가 늘 힘들고 외로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제자와 교우들의 영적 성장, 동역자들이 생각과 생활이 변할 때 내가 이들을 위해 이땅에 왔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원주민들의 사랑이 나를 진짜 선교사로 만들었고 지금도 나를 인니에 보내 놓고 기도하는 기도의 무릎이 있음을 나는 감사한다. 선교지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들을 통해 하나님이 함께 하심에 늘 큰 위로가 된다.

선교지 인니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재도 많고, 각종 세계 보호동물(오랑우탄, 코모도, 코뿔소)이 살고 있으며 또한 사해가 이스라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인니 로테섬에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매인 '루왁(^무상/사향)'커피 열매는 원주민 입장에서 보면 루왁이 맛있는 커피 열매를 밤새 따먹고 과육은 소화 시키고 발효된 생두 커피열매를 똥으로 싼 후 흙으로 덮어 놓으니 원주민들은 열매를 찾을 수가 없다. 찾았다 해도 흙 속에서 온전한 열매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원주민 쪽에서 보면 가장 좋은 커피콩을 훔쳐 먹는 야생동물 루왁은 나쁜 놈들이다.

나는 인니 전국에 흩어져 사역하고 있는 신학교  제자들이  특별히  커피  산지  교우들이  야생 '루왁' 생두를 주워 모아 보내줘서 지금도 '루왁커피'를 아침마다 마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선교사로 있으면서 각종 희귀한 음식을 먹어 보았고 그 귀한 악어의 눈물도 보았다. 자주 오토바이를 타고 서부 칼리만탄 오지 산간 마을을 향해 산 넘고 물 건너 달리는데, 우기에는 가끔 사고가 난다. 오토바이에서 넘어져 천길만길 낭떨어지에 곤두박질치고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렸을 때 하나님이 살려주셨다. 한 번은 경사 길에서 내려오다 오토바이가 휘청 하더니 몸이 붕 뜨는 순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손잡이에 앞 가슴팍이 내려 꽂혔다. 가슴이 새까맣게 멍들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눈 앞이 캄캄하다.

이 사고 소식이 원주민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2주  후에  병  하나가 내게 도착했다. 거기엔 '곰 쓸개'가 담겨 있다. 멍든 곳에 쓸개가 좋다고 알고 있는 원주민들이 곰 쓸개(그들은 곰쓸개를 상처에 바른다)를 보내온 것이다. 인니 전 지역 오지마을을 갈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각종 음식(돼지, 닭 구이, 죽순 볶음, 야생 채소와 과일 등/눅9:3)을 대접하는 원주민들에게 늘 감사하다.

인도네시아 송광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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