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훈련받은 선교사 후보생

지리산에서 훈련받은 선교사 후보생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인도네시아 송광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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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7일(화) 15:10
   
▲ 필자가 지리산 지역에서 교회 개척과 전도할 당시 교회학교 어린이들.

지리산에서 훈련받은 선교사 후보생

군에서 전역 후 많은 일들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입학 사건이었다. 당시에 여전도사들의 흰색 저고리, 검은 치마 입고 머리를 쪽진 아줌마의 모습은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얼산 기도원에 가서 은혜를 받은 후 신학교를 가게끔 모든 환경이 조성되어 가고 있었다. 결국, 위대한 신학교 입학 결정을 내렸다. 입학 당시에 어떤 사명을 갖고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나는 '똑똑한 집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원서를 냈고 한 학기 그냥 다녀보기로 하였다. 입학원서에 교회 목사님 추천서 때문에 떨어지면 창피하기에 "붙었으면 좋겠으나 떨어지면 더 감사 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합격소식을 듣고 잠도 못자면서 죽을 만치 번민하였다. 이 길이 아닌 것 같고, 안가면 벌 받을 것 같은 이 불안과 불길한 느낌을 무엇으로 표현하겠는가?
 
신학교에 입학 후 한 학기용으로 들어간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어졌다. 성령께서는 성경공부에 참석한 나에게 은혜를 주셨고, 여기저기 나타나는 하나님의 역사에 순종의 길을 가도록 인도하셨다. 학부 2학년 어느날 주선애 교수님이 길에서 만난 나에게 이렇게 질문하셨다. "졸업하고 뭐할꺼냐"라는 질문에 아무 생각없이 "선교사요"라고 대답을 했다. 교수님은 그 대답을 마음에 품었나 보다. 몇 년 후 은퇴하시기 전에 이광순 교수님께 "선교사 후보생이 있는데 그 학생을 잘 지도하라"고 하셨단다. 그러나 나는 생각하고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까맣게 잊었다. 그리고 학부 3학년 때에 신대원 전도사 한분이 나에게 지리산에 내려가서 교회개척과 전도를 해보지 않겠냐는 건의에 쉽사리 따라 나섰다. '서울에는 인재(사역자)가 많으니 나는 그럼 지방에 가서 봉사을 하자'라는 마음으로 지리산에 따라 내려갔다. 경남 산청, 함양, 거창지역을 다니면서 십자가가 없는 무교회 지역에 가서 교회개척과 전도를 하였다. 그 때 나와 함께 지리산에 내려가서 사역한 학부 동료들이 12명이었다. 그들의 발걸음은 복된 발걸음이었고, 그 때 뿌려진 헌신과 눈물, 땀과 기도의 열매는 지금도 지리산 자락에서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소리로 울리고 있을 것이다. 4년 1개월(1984~1988년)동안 서울과 지리산을 오가며(당시 편도 7시간 소요/서울역-남원역-인월-함양/거창 혹은 서울-김천-진주-함양/거창) 사역을 했을 때 후원기도와 교통비를 헌금으로 지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특히, 늦게나마 그당시 신학생들의 전도를 위해 오고가는 교통비와 사역비를 지원해 준 서울서노회 여전도회와 명성교회 그리고 그 외 많은 분들께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학부 4년, 신대원 2년 마치고 선교실습 여행(서정운 교수님 인솔로 학생 16명이 싱가폴, 인도네시아, 대만을 갔다)을 하게 되었다. 우연히 따라나선 여행이었다. 이때 인도네시아 한숭인 선교사를 만나게 되었고, 한숭인 선교사께서 선교사로 올 것을 제안하여 당시 선교여행자 중에 김창기, 송광옥, 이장호, 최광수 학생들이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자원하게 되었다. 즐겁게 여행을 마친 후 신학교 채플 시간에 선교보고 시간이 있었고 보고 중에 "여러분! 선교사로 나가십시요!"라고 제안을 한 후 학생들 앞에서 "내 니이까?"의 고백이 나오고야 말았다. 1983년도 아무생각 없이 주 교수님의 "졸업 후 뭐할거냐?"라는 질문에 아무생각없이 "선교사요"라고 답한 내가 선교사의 길을 가게 되다니 이건 정말 기적 중의 기적이다. 신대원 졸업(1989년) 예정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선교후원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 적령기를 넘긴 나이가 꽉찬 30살이며, 남자가 아닌 여자, 목사가 아닌 전도사였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후원도 찾아보기 전에 위의 조건을 앞세우며 "후원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송광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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