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안수 받은 여 후배들은 어디로?

<4> 안수 받은 여 후배들은 어디로?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송광옥 선교사
2015년 01월 19일(월) 15:35

1989년! 내 주변 선교 후보생들은 후원을 찾아서 현지로 떠나고 있었다. 여자 나이 30세, 미혼, 전도사라는 조건을 가진 채 선교사로 가겠다는 나에게 후원 소식은 없었다. 몇 군데에서 후원 소식이 왔는데 망원제일교회에서 100불(후에 파송교회가 되다), 서울서노회 여전도회 100불, 과천교회 청년회 2만원이 전부였다.

할렐루야! 나는 이 3개의 후원처 명단을 들고 세계선교부 선교사 인선에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심사위원 왈 "200불로 어떻게 먹고 살아요?"라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이거면 인도네시아에서 바나나 먹고 살 수 있습니다!"였다.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결혼은!?" 하고 질문이 계속됐다. 나는 멋진 대답(?)을 하였다. 또 침묵이 흘렀다. 인선위원들은 전도부 주계명 총무에게 후원자를 적극 찾을 것을 제안했고, 주계명 총무는 적극 후원자를 찾아 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파송 결정을 하게 되었다.

나는 1990년 1월 20일 U$300의 후원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선교사로 출국을 하였다. 자카르타에 도착한 나는 일단 반지하 월세 방을 얻어서 생활을 시작하였다. 6개월 쯤 지났을 때에 한국에서 방문한 서울서노회 목사께서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말에 선교사의 차는 고무신과 같아서 차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 후 차 값이 송금 되었다(헌금자가 누군지 알려주지 않아 모른다. 후원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주차장이 없는 나는 집 앞 대로변 신학교에 차를 아침 일찍 '出'하고 저녁 늦게 '入'하겠다는 조건으로 주차할 수 있었다. 그 당시(1990년) 인도네시아 전체 선교사 중에 새 차를 뽑은 첫 번째 선교사가 되었고 선교후원이 아주 빵빵한(?) 선교사로 소문이 나게 되었다. 바나나를 먹겠다는 일사각오로 선교의 문을 두드린 내게 하나님은 날마다 산해진미로 먹이시고 제철 옷을 입히셨다.(마 6:30-31) 할렐루야!

   
▲ 신학교 학생 파송예배 때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필자.
나는 세계 최대 모슬렘국가 인도네시아에 도착 후 많은 부분에서 놀랐다. 1990년도인데 벌써 의사와 약사의 분업, 종강 후 학생들이 교수 및 교사 평가, 영화관의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신학은 한국보다 더 자유로웠다. 민중신학은 아주 앞서갔고, 여성 목사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문제는 90년대에 우리 교단에서 반대하는 여성안수였다. 그런데, 한국 목사들은 인도네시아만 오면 변했다. 인도네시아 여자 목사가 축도를 해도 가만히 앉아서 축도를 받는 것이 아닌가? 아니 한국에서는 여성목사가 안되고, 남의 나라에 와서 여자목사 축도를 받다니…. 이곳 인도네시아는 모슬렘 최대 나라임에도 '여성 대통령'을 뽑은 나라이다. 이곳은 남녀평등, 모계사회이고, 여성 지도자를 교육하러 온 나는 오히려 그들보다 인권사각 지대에서 온 것이었다. 

올해 여성안수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여성목사들(1,860명)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나는 여성안수 후에는 많은 여성 선교사, 특히 싱글 선교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예상을 하였다. 현재, 여성선교사의 수(미혼+기혼 선교사)는 남성들보다 많다. 여성선교사를 분류하면 싱글 선교사(미혼이면서 목사, 전도사, 평신도 또는 사별자, 이혼자)와 부인 선교사(목사/전도사/평신도)로 구별한다. 우리 교단은 유독 여성 독신 사역자 수가 타교단과 선교단체에 비해 빈약하다. 많은 숫자의 싱글 여성 선교사들은 교단 파송 보다는 선교단체로 파송과 후원을 받아 나간다. 우리 교단이 여성안수를 주고 있는데 타 교단, 타 선교 단체에 비해서 해외 선교사 헌신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교단의 여성 안수 받은 사역자들은 모두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목사 안수를 받고도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목숨을 걸고 바울을 도왔던(롬16) 뵈뵈(싱글 혹은 부인), 브리스길라(부인), 유니아(부부 동역) 같은 인물은 지금도 필요하다. 여성 사역자들이여! 천국은 침노를 하는 자들의 것이다!(마11:12)

인도네시아 송광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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