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성탄트리'

애기봉 '성탄트리'

[ 법창에비친교회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12월 16일(화) 16:17

서헌제 교수
중앙대 대학교회

 

 
해마다 성탄절이 오면 북한 땅이 눈앞에 보이는 애기봉에 남북 간의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물로서 22m 높이의 성탄트리 점등식이 행해졌다. 북한은 매년 성탄트리 점등이 북한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강행할 경우 조준사격 하겠다는 등 협박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금년에 들어서 애기봉을 관할하는 부대 사단장이 애기봉 철탑의 안전성을 이유로 제멋대로 이를 철폐하여 대통령이 진노하였음은 물론이고 기독교계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국방부는 북한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를 낮추어 9m 정도의 트리를 세우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점등식을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이를 부추기는 이른바 진보세력들은 여전히 등탑을 반대하고 있어 그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원래 애기봉 등탑은 휴전협정 직후 어느 병사가 이곳 소나무에 성탄트리를 만들어 불을 밝힌 데서 유래하였고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71년 신앙전력화를 위해 30m 높이의 철골 등탑을 세운 후 40여 년 간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등탑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하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평화와 화합을 위해서라면 성탄트리에 꼭 특정종교의 상징물을 설치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지역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성탄트리를 설치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도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성탄트리는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공격하는 문건을 담은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는 그 취지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여 성탄트리가 대북심리전에 이용되는 도구라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구주가 탄생하심으로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가 임하게 되었고 민족 분단의 현장에 트리를 밝힘으로써 서로 평화를 누리자는 의미인데, 북한당국이나 일부 단체들이 왜 이토록 성탄트리에 적개심을 보이는지 의아하다. 이는 북한공산 세력들이 입으로는 종교자유를 보장한다고 떠들면서 박멸해야 할 주된 표적으로 기독교를 조준하고 있음을 스스로 나타내는 것이다.

국가시설인 애기봉 내에 설치하는 성탄트리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설치하는 것은 정교분리원칙에 위반한다는 주장도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다. 성탄 트리가 아무리 세속적인 형태로 변하였다고는 하지만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떼라는 것은 마치 초파일 봉축행렬에서 불교를 상징하는 만(卍)자를 떼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교분리원칙이 가장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국가기관인 시청이나 법원 광장에 성탄트리를 세우면서 십자가나 말구유 형상을 설치하는 것이 정교분리원칙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가 기관이 공적 비용으로 설치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단체나 기타 사적단체에서 공공장소의 사용허가를 얻어 설치한 것이라면, 국가가 특정종교를 암묵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헌법상 정교분리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유사한 판결이 없지만 성탄절을 국가공휴일로 정한 것이 정교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은 있다.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한 만큼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신 목적인 십자가를 성탄기념물에 설치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