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확신과 기쁨

기도의 확신과 기쁨

[ 4인4색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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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9일(화) 17:08

이예랑
국악방송 MCㆍ동안교회

 
요즘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들을 보며 문득 15년전 필자의 수험생 시절이 떠올랐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추운날이 아니었나 싶다. 어서 빨리 대학생이 되고 싶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마음껏 교회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온전히 예배드리고 싶은 소망을 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어린 나이에도 마음 중심이 예배에 대한 갈망으로 채워졌던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대학생이 되면 가장 먼저 예배당을 찾으리라 다짐했다. 물론 고등학생 때도 예배는 드릴 수 있지만 필자에게 주어진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예배를 갈망하며 가장 아끼는 수첩에 기도 제목 열가지를 적어 보았다. 지금 보면 10대의 패기가 넘치는 무모함까지 느낄 수 있는 기도 제목들이다. 겁없이 장래의 꿈들을 마구 나열했던 그 메모장을 뒤로하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벼르고 벼르던 예배당 가기를 실행에 옮겼다. 온전히 예배에 집중하고 싶어 휴대폰도 집에 두고 혼자서 주님께 향했다. 지금껏 살면서 가장 잘했던 일인것 같다. 그때 하나님은 은혜를 많이 부어주셨다. 주님은 '나의 사랑하는 딸아, 내가 더 많이 너를 기다렸단다'하시며 그렇게 많이 사랑해 주셨다.

바쁜 학창시절에 이어 필자는 염원했던 연주인의 삶을 걷게 됐다. 은혜 넘치는 예배와 말씀으로 성장하며 필자가 10대에 적어 뒀던 기도 제목은 떠올릴 여유조차 없을 만큼 치열하게 20대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10대 때 기도제목을 적었던 그 메모장을 발견하게 됐다. 소름이 들 정도로 주님은 기도 제목을 하나 하나를 실행하고 계셨던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필자가 나이 들어가면서 해야 할 두 가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여덟가지 기도를 모두 들어 주셨다. 주님은 영혼의 순수함을 응원해주시는 분임을 깨닫게 된다.

몇 해전 SNS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하나님, 아빠가 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해 주세요'라고 짧은 다이어리를 남겼었다. 딸들의 애교라면 하늘의 별도 따다 주실 아버지시지만 금연 약속은 좀처럼 지켜지지 않았다.

몇 달 후 필자의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게 됐다. 그리고 "평생 금연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의사 선생님의 강력한 금연 처방을 받게 됐다. 덕분에 지금은 건강을 잘 지키고 신앙도 더 좋아지셨다.

이 기도 역시 필자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몇 해 전 오늘의 일기를 보여주는 히스토리 기능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정작 본인은 잊고 사는데도 주님은 나보다 더 나를 위하시므로 기도의 약속을 잠잠히 사랑으로 지켜주고 계셨다.

필자는 직업상 장시간 앉아서 가야금을 연습해야 하고 연주해야 한다. 엉덩이에 땀띠가 앉고 몸 여기저기가 아파도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님은 오히려 '우리 딸 많이 아프지는 않니?'하시며 더 가슴아파해 주시는 것 같다.

수많은 기도의 매순간을 절대 잊지 않으시고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주님, 내가 아플 때 치유를 예배해 주시고 힘들때 더 행복한 시간을 계획해 주시고 곤란할 때 조차도 지혜로 준비해 주시는 주님께 오늘도 기도한다.

'나보다 나를 더 위하고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주님,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주님은 우리를 변함없이 언제나 사랑하시고 절대 잊지 않으심을 믿습니다. 그 확신 때문에 오늘도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은 평안과 기쁨을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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