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정의, 평화

생명, 정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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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9일(화) 16:54

최인기 교수
서울장신대학교ㆍ구약학

 
항존주의란 철학 또는 교육철학에서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17세기의 철학자 라이프니츠(G. W. Leibniz) 이후 영원한 진리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입장이다. 현대에 와서 우리는 진보주의라고 해서 아무 근거 없이 배격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신스콜라주의 또는 근본주의로 회귀해서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적 상황에서 우리는 항존주의적 가치를 다시 강조할 필요가 절실해졌다. 왜냐하면 현대 사회가 포스트모더니즘의 개인주의와 상대주의에 의해 가치혼란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제 이런 혼탁한 시대 속에서 교회는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항존주의적 가치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 지도적 위치를 찾아야 할 때가 됐다.

그렇다면 기독교의 항존주의적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생명, 정의, 평화'이다. 이 세 가지 가치는 복음의 가치이며, 사실상 복음 그 자체이다. 이 세 가지 가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면서도, 결코 인간이 만들어 낸 적이 없다. 탕자의 역사인 인류의 보편사는 이 세 가지 가치의 결핍으로 탄식과 고통, 파괴와 학대로 점철돼 왔다. 그러면서도 인간 중에 어느 철학자, 종교인, 권세자도 이 세 가지 가치 결핍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낸 적이 있는가? 이 세 가지 가치는 결단코 유한하고 무능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가치는 오직 창조주이시며 구속주이신 하나님만이 우리 인류에게 내려주실 수 있는 타자성의 가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이 바로 '생명, 정의, 평화'의 은혜의 성취이며 초역사적 새 창조 사건이다. 그러므로 주님의 십자가 수난만이 모든 인류가 이 항존적 가치를 공급받고 인간답게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못 박듯이 선포하는 것이 복음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한편으로는 교회 안에서 이 세 가지 항존적 가치를 떠나도록 우리의 신앙의식을 흐리게 만드는 치졸한 행태를 거부하고 교회를 갱신하는 편에 서야 한다. 나아가서 반기독교적 세계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교회 공동체가 세상에 존재하는 존재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영생의 진리의 터 위에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의 등불인 '생명, 정의, 평화'라는 항존주의적 가치를 세상에 나누어주기 위한 것임을 인류 역사 위에 알리는 복음의 광대역 선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나님은 오직 '생명, 정의, 평화'의 하나님이시다(말 2: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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