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말이 통하는 교회를 위하여 (4)우리교회의 소통하는 법

특집/말이 통하는 교회를 위하여 (4)우리교회의 소통하는 법

[ 특집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11월 04일(화) 13:28

신정 목사
광양대광교회ㆍ장로교복지재단 이사

 
광양대광교회는 '물이 되고, 향기 되어, 사랑으로(Aqua, Aroma, Agape)'의 '트리플 A'를 꿈꾸는 교회다. 지역 사회 속에 물처럼 스며들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담은 비전이다. 이는 지역 사회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담 안의 교회로 남게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런데 그 동안 지역 사회를 섬기는 다양한 사역들을 실천하면서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내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광양대광교회는 11월로 한 해의 회기를 마무리하고, 대림절이 시작되는 12월부터 새로운 회기를 시작한다. 매년 8월 말이면 교역자들이 모여 그 동안의 목회 사역을 점검하고, 새해의 비전을 함께 나누는 교역자 정책수련회를 갖는다. 이 수련회에서 새해 비전과 표어를 정한다. 9월 인사당회를 통해 새해 사역팀별 담당 장로를 정하고, 교역자와 장로들이 팀별로 모여 새해 비전에 맞는 정책을 준비한다. 팀별로 정리된 자료들을 근거로 10월 정책당회를 통해 새해 계획을 세우고, 세워진 계획에 맞게 예산위원회에서 예산을 편성해 11월 예산당회와 제직회를 거치고 예ㆍ결산 공동의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모든 계획을 확정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교인들의 의견이나 생각들이 정책을 반영될 수 없게 된다. 물론 제직회와 공동의회를 거치지만 그 회의들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고,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짧은 시간에 형식적인 통과 절차만 거치게 된다.

그 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소통의 문제, 오늘날 교회 내에서 소통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특별히 언급해야 하는 것이 도리어 부끄럽다. 그 동안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소통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않았겠는가? 이제라도 소통하는 교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급함이 '다정다감 컨퍼런스'를 열게 하였다. 교인들의 소리를 듣는 것 뿐 아니라 교인들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기 위해서는 교회 내 소통의 창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다양한 생각들과 정성어린 마음으로 다가올 2015년을 준비하는 감동의 시간'을 의미하는 다정다감 컨퍼런스는 금요일 밤, 토요일 오전, 주일 오후 이렇게 3일에 걸쳐 전교인을 대상으로 세 차례 진행됐다. 교인들은 컨퍼런스를 통해 소통의 장이 열린 것을 무척 반가워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컨퍼런스에서 다루어 질 주제를 3가지로 정하고 각 주제별로 설문 조사를 먼저 실시하였다. 평소 끊임없는 대화와 의견 나눔으로 교회 내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면 특별히 설문 조사를 통해 알아볼 필요가 없었겠지만 컨퍼런스를 위한 기초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통해 교인들의 신앙 상태와 관심사, 교회에 바라는 점 등을 점검했다.

다정다감 컨퍼런스는 설문 조사를 실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고, 매일 3명의 발제자가 토론할 주제를 간략하게 발제한 후 20개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째 날은 '우리들의 아쿠아 이야기', 둘째 날은 '우리들의 아로마 이야기', 셋째 날은 '우리들의 예배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됐고,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3일 동안 예배, 선교, 양육과 교육, 친교와 문화, 지역사회 섬김과 복지 등 교회 전반적인 사역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그룹 토의를 마치고 다시 전 교인이 모여 각 그룹마다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며 발표하고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전체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룹 토의가 진행될 때 각 그룹에는 장로들이 나누어 참여하여 교인들의 소리를 듣도록 하였고, 그렇게 모아진 다양한 의견들은 정책당회를 통해 최대한 점검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하였다.

교회는 각각의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다. 한 몸의 지체이기에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관계이고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회 공동체는 진정성이 있는 소통이 필요한 곳임을 부인할 수 없다. 교회 내 갈등의 원인은 소통의 부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통이라 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기대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며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소통의 첫 번째 기술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이다. 모두 자신의 마음 속 생각과 감정을 말하기에 집중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성경은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 1:19)고 교훈하고 있다.

소통하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면 목회자나 당회가 교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정다감 컨퍼런스를 계획하면서 한편으로는 혹시 교회 내의 부정적인 점들이 드러나고,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면 어쩌나 하는 우려의 마음도 있었지만 이런 변화의 노력이 교회의 건강한 소통을 시작하게 하는 첫걸음이 되는 것임을 알기에 당회는 교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겠다는 용기를 갖고, 긍정적인 기대와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늘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가장 고심하는 것 중 하나가 '소통'이다. 교회 내의 소통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및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교회 내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 교회는 공동체성을 잃게 되고, 비전을 상실하게 되며 결국 교회의 생명력을 잃고 말 것이다. 또한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닫힌 교회가 될 경우,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고 만다.

그 동안 광양대광교회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이용하여 교회 내 소통을 원활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연세 드신 분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계층으로 하여금 SNS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주일 점심식사 후 시간을 이용하여 SNS 교육을 지난 2년간 꾸준히 실시하였다. 그 결과로 교회 내의 여러 부서와 기관들이 SNS를 소통의 도구로 잘 활용하고 있다. 교회 내에서 실시되는 교육이나 행사들을 위한 접수나 신청도 SNS를 이용해서 하고 있으며, 이번 다정다감 컨퍼런스를 준비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구글 설문조사 방식을 이용하여 교인들 각 자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우리들의 믿음의 중심에 있는 십자가가 바로 막힌 담을 헐고 서로 통하게 하는 소통의 표상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로 우리들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막힌 담을 허시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다. 교회 내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그래서 한 마음 한 뜻으로 나아가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되기 위해 십자가의 정신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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