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님은 어디에?

담임목사님은 어디에?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용관 목사
2014년 10월 20일(월) 20:18

수년 전 일이다. 어느 날 우리교회에 낯선 한 분이 찾아왔다. 그 분은 저에게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어디 계신가 하고 물었고, 필자는 "내가 담임목사"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분은 또 다시 "이 교회 담임목사님을 만나 뵈러 왔다"고 말했다. 그 분이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 줄 알고 재차 "제가 이 교회 담임목사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분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이 교회 담임목사님 맞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그제서야 그 분은 자기소개를 하고 찾아온 용무를 말했다. 그 분이 돌아간 후 나는 '왜 내가 이 교회 담임목사라는 사실을 저 분이 믿지 못했을까?'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만한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라면 아마 풍채도 좋고, 나이도 지긋하며, 근엄하게 보이는 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근엄하게 보이지도 않고, 나이도 젊고, 시골사람 같은 이가 담임목사라고 하니 믿지 못한 것 같았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13~43세의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68%는 외모가 인생의 성패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78%는 외모 가꾸기가 멋이 아니라 생활의 필수 요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보기 좋은 떡을 먹고 싶고, 보기 좋은 제품을 사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인간의 심리이다. 그러나 외모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시되는 사회의 풍토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영화잡지 '씨네21'이 배우지망생 53명에게 자신의 가장 큰 콤플렉스는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가장 많은 37%가 '외모'가 가장 큰 콤플렉스이며, 그 문제를 다이어트나 성형수술로 극복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TV를 보면 쌍꺼풀 없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코끝이 뭉뚝하고 눈이 쪽 찢어진 한국형 얼굴은 찾아볼 수가 없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을 비롯하여 조연과 엑스트라까지 그 배역이 무엇이든지 모두 잘 생긴 미남, 미녀들이다. 하물며 시골에서 밭일하는 할머니도 주름 하나 없는 미인이다. 그래서 배우와 배역들이 잘 맞지 않아 어색한 경우가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그것은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미남, 미녀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외모 때문에 주연 자리를 번번이 놓치는가 하면, 연기력은 미숙하지만 외모가 뛰어나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사람도 없지 않다.

물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외모를 잘 관리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눈으로 보이는 외모와 함께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사고력, 지성미, 인성, 신앙 등은 사실 외모보다도 더 중요한 부분이다. 뛰어난 외모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외모를 통한 호감은 길게 가지 않는다. 오랫동안 존경받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려면 외모보다는 내면의 것들을 더 잘 치장하여 향기와 매력이 풍겨나도록 해야 한다.

겉으로 나타난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그것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면 그것은 불합리하고 부조화된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향기가 있는 야생화 한 송이는 연약하게 보이지만 1백만 송이의 인조장미와는 질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용관 목사 / 봉일천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