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얼'이 담긴 찬양

'한국의 얼'이 담긴 찬양

[ 4인4색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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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29일(월) 18:13

윤학원 장로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필자가 대학생 때 한 은사님께서 인도를 다녀오신 후 "인도에서는 기독교인이 아주 소수인데도 불구하고 자기나라 고유의 선율을 가지고 찬양을 드리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후 그 교수님은 한국 찬양의 토착화 운동을 벌이셨고 한국적인 선율, 한국적인 화성을 사용해 많은 찬양곡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되지는 못했다. 많은 서양 음악들에 치여서 한국적인 음악이 빛을 보지 못했다. 5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 합창 무대에 한국적인 합창곡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교수님의 한국 찬양의 토착화 운동은 지속적으로 우리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한국의 합창 음악이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많은 나라에서 불리고 있다. 한국의 독특한 리듬과 선율, 서양 음악이 갖지 못한 한국적인 화성이 외국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대지를 발견한 것처럼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이 되는 것이다. 작곡가 우효원 씨의 'GloriaⅢ'는 세계합창 경연대회에서 여러 번 대상을 받을 정도였다.

이전의 우리는 우리의 것을 그동안 많이 천시하고 부끄럽게 생각했다. 마치 외국 곡을 연주해야지만 대단한 사람처럼 '대가인 양'하였다. 필자도 한 때는 한국 곡을 개발해 연주하는 것에 대해 서양 음악을 못해서 그런다는 등의 비아냥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는 한국의 많은 작곡가들이 한국적인 작품이 무엇인지 연구를 하고 있고 그를 통해 작곡되어진 한국적인 작품들을 많은 단체에서 연주되어지고 있다.

필자는 극동방송 윤학원코랄과 함께 지난 8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한국의 얼'이라는 제목으로 합창음악회를 열고 돌아왔다. 성가곡과 세속곡을 연주하였는데, 그 곡들은 모두 한국적이었다. 연주를 관람한 청중 안에는 우리 교포도 많았고 또 미국의 지휘자와 합창단원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3시간이라는 긴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감상했을 뿐 아니라 연주가 끝나자 열렬한 기립박수를 보냈다. 순전히 한국 곡들만을 가지고 3시간이라는 긴 연주가 타향에서 고국을 그리며 지내던 교포들에게는 고국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일으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1800석의 홀을 가득 메운 각각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열렬한 기립박수를 한 것은 단지 조국애만이 아닌 음악에서 오는 감동과 감사일 것이다. 그것도 한국적인 음악, 한국인들의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무대에 나가면 '한국의 얼'이 꼭 필요하다. 한국의 얼은 우리 교회음악에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찬송 속에 우리의 합창 성가 속에 한국적인 맛이 있고 한국적인 냄새가 풍겨야 우리의 찬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찬양을 가지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참 기쁨을 느끼자. 청국장과 같은 진한 우리 민족의 맛으로 하나님을 찬양함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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