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의 이해와 대응 (1)그들은 왜 안티가 됐는가

안티의 이해와 대응 (1)그들은 왜 안티가 됐는가

[ 특집 ]

이영제 목사
2014년 07월 28일(월) 18:01

이영제 목사
한국컴퓨터선교회 대표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지 130여 년이 됐다. 기독교인들은 오늘날까지 항상 국가를 위하여 기도하며 이웃의 아픔을 나누는 데 앞장서 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난 기독교 안티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태동과 함께 꾸준히 증가해 때로는 집단적인 움직임까지 보이며 기독교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고 있다.

기독교 안티의 태동에는 두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교회의 사회적 역할 감소' 이다. 이는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할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등한시하고 점차 개교회 중심으로 돌아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는 '인터넷과 SNS의 태동'이다.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의사표현이 너무 쉽게 공개적으로 이뤄지면서 최소한의 검증과 검토가 선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중에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정보들은 다시 기독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과 입, 손과 손을 통해 확산되고 재생산 된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로 반기독교, 인본주의, 사회주의, 무신론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위의 두 가지 요인에 총체적이고 공개적으로 불을 붙인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07년 모 교회 단기선교팀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피랍돼 2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반 기독교적인 세력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 교회는 후에 "당시 정상적으로 선교에 임했지만 탈레반에 의해 피랍된 사건이었다"라고 밝혔지만, 선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 이 사건은 기독교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필자는 이 사건이 구실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그 동안 누적돼 있던 교회에 대한 불만이 컷음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반 기독교운동은 1920년 초 종교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반기독교주의적 성격의 사회주의 강연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춘원 이광수가 1920년 발표한 '금일 조선교회의 문제점'에서 조선교회의 문제점을 여섯 가지로 비판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이 문제점들은 현재 한국교회가 안고있는 문제점들이라고 보아도 좋다.

교회에 대한 이러한 불만들은 굳이 필자가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교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면서 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자와 억울한 자를 위해 존재하던 모습이 줄어들었고, 점차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집단으로 사회에 비춰지면서 언제부턴가 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러한 반 기독교적인 정서를 인기를 쫓는 사회 언론이 가만둘리 없다. 먹잇감을 찾던 언론들은 앞다퉈 대형교회의 문제점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가 아닌 사이비 기독교까지 방송에 나오게 됐고,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비기독교인들은 기독교를 점차 오해하게 됐으며, 결국 입에 올리기도 힘든 '개독교'라는 말까지 거리낌 없이 통용시키고 있다.

또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시정해 나가야 할 교회 연합기관들까지 제 기능을 못하면서 안티의 공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에 떠도는 이야기들은 사실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검증 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뒤섞여 끊임없이 생산되고 옮겨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글의 사실성을 검증하기 위해 반박을 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싸움으로 번진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당사자들이 개별 사건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필자 또한 이런 경험을 했는데, 책을 만들기 위해 편집 프로그램을 배우려고 비기독교인도 함께 사용하는 공개 게시판에 아르바이트로 프로그램을 가르쳐줄 사람을 찾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왕이면 교회에 다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 목사라고 신분을 밝혔다.

그러자 '목사가 아르바이트 비용만 주고 개인교습을 받으려고 한다'는 등의 비난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필자가 아르바이트라고 표현한 것은 지급하는 보수의 수준을 뜻한 것이 아니라 틈틈히 시간을 내 도와줄 수 있겠냐는 의미였고 보수는 서로 협의하여 정할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대응을 하다가 안티 기독교인들의 막말 댓글이 계속 이어져 결국 올린 글을 삭제하고 말았다. 이 일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는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

기독교 안티들의 활동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집단행동 성향과 무관치 않다. 과거에는 이러한 운동들이 오프라인에서만 일어났다면 이제는 인터넷과 SNS 상에서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활동이 기독교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고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특정 교회 또는 목회자의 문제점을 지적할 뿐 아니라 성경 자체를 믿지 못할 책으로 규정하고, 정기모임과 후원회 등을 운영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들의 주장을 정리한 책을 지하철에서 대중에게 배포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런 조직적인 단체는 필자가 아는 곳만 10여 개가 넘는다.

기독교 안티 주장의 논리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특정 사건, 개인, 교회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기독교 자체를 부정하는 형태로 논리화, 정당화, 이론화되고 있는 추세다.

기독교 안티 세력의 활동은 개별적으로 기독교의 거의 모든 글에 부정적인 댓글을 게시하는 것이다. 또한 말이나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무시하고 부분적으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왜곡해 부정적인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때로는 일부 기독교 언론이 선교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작성한 기사가 안티 세력들에게 유용한 아이디어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에서 활동하는 안티세력들은 글의 제목이나 내용을 충격적으로 만들어 이슈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누군가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 그것은 다시 기독교 안티들에 의해서 확산된다. 중요한 것은 비상식적인 안티 활동을 염려하기보다는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결국 끝까지 남는 것은 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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