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위기탈출 시급, 교단 미래도 암울하다"

"신학대, 위기탈출 시급, 교단 미래도 암울하다"

[ 교계 ] 신학대 교수 세미나서 위기론 팽배, "지원자 급감, 우수 목회자 선발 힘들어져"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6월 24일(화) 14:53

   
▲ 이날의 주제어는 '위기'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교수들이 노영상 총장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경주=장창일 차장】제35차 전국신학대학교 교수세미나가 열린 지난 19일, 경주 더 케이 호텔에 모인 본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들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 속에서도 7개 신학대학교의 미래가 밝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는 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이같은 분위기는 '장신공동체 건설을 위한 신학교육'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시작되면서 더욱 더 무게감을 더했다. 이날 기조발제는 장신대 김명용 총장이 맡았으며, 영남신대 권용근 총장과 호남신대 노영상 총장이 이어진 발제를, 부산장신대 최무열 총장과 한일장신대 오덕호 총장, 대전신대 김명찬 총장(서리)이 패널로 나서 7개 신학대들이 하나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했다.

 하지만 총장들이 이날 공통적으로 내놓은 주제어는 '위기'였다. 다시말해 신학대학교들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공감대를 폭넓게 확인한 셈이었다. 또한 각 신학대들이 지금 당장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고 시행해야만 한다는 시기적인 다급함에도 이견이 없었다. 총장들이 '위기'와 '시급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신학교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과거와 같지 않고 이는 결국 지원자의 감소로 직결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더나아가 지원자의 감소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기회를 잃는 결과를 낳고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목회자를 선발하기 힘든 구조를 고착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이런 악순환이 장기적으로 교단의 미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염려는 회의장의 분위기를 더욱 침울하게 만들었다.

 노영상 총장은 "지원자가 줄면 신입생들의 수준이 떨어지게 될 것인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졸업해도 마땅한 임지가 없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 결국 신학교도, 교단도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노 총장은 "호신대만 해도 올 신대원 경쟁율이 말로 표현할 수없이 낮아졌고 내년엔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원자 급감현상은 7개 신학대학 중 어느 한곳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신대 김명찬 총장서리도 신대원 미달사태가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총장서리는 "교회는 이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헌금이 줄고 있고, 신대원 졸업생들은 갈 곳이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7개 신학대가 자연적으로 구조조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대원뿐 아니라 학부과정들도 수험생 감소에 따른 미달사태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문제는 이미 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심각한 위기요인으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현 대학 정원을 기준으로 2018년부터 지원자가 줄기 시작해 2040년이면 16만명 이상이 정원 미달될 것으로 예측했다. '남아 도는 대학 정원 문제'의 해법으로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의 입학정원을 향후 10년 동안 최대 16만명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수립한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에 따르면 1기(2015~2017)에 4만명, 2기(2018~2020)까지는 5만명, 3기(2021~2023)에는 7만명을 감축하게 된다. 학교운영을 등록금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7개 신학대들에게는 생사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치가 불과 몇달 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위기감은 무척 컸지만 '생존'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성사시킬 묘안은 여전히 학교별 자구책에 의존하는 상황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총장들은 7개 신학대학들의 '활로'를 위한 대안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명용 총장은 "'장신 공동체'를 위해 입학은 7곳으로 하더라도 학업은 원하는 곳에서 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면서, "이것이 어렵다면 한 학기라도 원하는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나중에 그 학교에서는 명예 졸업장을 수여해 공동체 의식을 확산하자"고 말했다. 이어 "'장신 공동체 동문회'를 통해 공동의 동문회를 만드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는데, 이와 동시에 졸업식을 4박5일 정도의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신대원 교과서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노영상 총장은 "7개 신학대 교수들이 모여 공통 교과서를 만들어야만 교단의 신학을 하나로 유지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총장은 "각 분야의 교수들이 자신들이 공부한 대학의 전통을 각각 따른다거나, 혹은 교수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교과서가 바뀌는 일이 많은데 이것은 교단 산하 신학교로서 정체성을 이어가는데 분명 한계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안 모색 보다는 실천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교수는 "십수년 이상 신학교수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지만 늘 똑같은 위기론과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전혀 바뀐 것이 없다는 느낌이 큰데 바른 진단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실행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대책만 있고 실행이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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