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처와 고통은 축복이었다

모든 상처와 고통은 축복이었다

[ 문화 ] 신앙에세이 '사랑하며 살기에도...' 펴낸 개그우먼 이성미 집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06월 23일(월) 14:39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담백하고 담담하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하나님이 하신 일인데 마치 내가 한 것처럼 잘난척이 될까봐 그게 가장 두려웠어요."

신앙에세이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두란노)를 펴낸 개그우먼 이성미 집사(베이직교회)를 만났다.

그녀는 "아이 셋 낳아 키우는 것보다 책 한권 펴내는게 더 어려웠다"면서 "감동보다는 은혜가 되는 책으로 다가서고 싶다"고 소감을 대신 했다. 고 하용조 목사의 권유로 책을 쓰기로 결심했고, 2년 동안 원고를 준비하면서 그는 이 책 한 권 속에 '이성미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인간 이성미, 방송인 이성미, 엄마 이성미, 아내 이성미 그리고 신앙인 이성미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는 누구보다 외롭고 거친 어린 시절을 겪어야 했다. 낳아준 엄마는 얼굴도 모르고 그 뒤로 세 엄마와 함께 살아야 했다. 친척집을 오가며 천덕꾸러기로 살아내야 했고 모나고 뾰족하기만 했던 사춘기를 겪으며 외로움과 분노, 버림받았다는 아픈 상처가 그를 괴롭혔다.

유명한 개그맨으로 살아왔지만 삶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단 한 가닥의 희망도 없었다. 그뿐아니다. 남편과의 이혼 결심, 기러기 가족으로 7년을 살아오며 겪는 가족간의 갈등까지…. 그 가운데서 방송에서 보여지는 '할 말 다 하는' 까칠하고 깐깐한 개그맨 이성미가 아닌 상처투성이에 눈물도 정도 많은 옆집 아줌마 이성미를 새롭게 만나게 된다.

   
 

"이 모든 상처와 고통이 축복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한 사람을 위한 책을 쓰고 싶었고 그 한사람을 위해 글을 써내려갔다"고 고백했다. 자살하려는 사람, 부모에게 상처받은 사람,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 혹은 자녀양육과 가정문제로 지친 사람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나도 겪어봤기에. 나도 살아냈기에 말 할 수 있었다"고.

실제로 그는 유방암에 걸린 연예인 후배의 고통을 함께 감당하고 싶은 마음에 "그 아이의 아픔을 알 수 있다면 암도 무섭지 않다"고 기도했다. 결국 그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가장 먼저 후배에게 "나도 암이래. 나도 널 위해 너도 날 위해 서로 기도할 수 있어 감사해"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어떻게 남을 위해 진정으로 기도할 수 있고 울 수 있고 아파할 수 있었던걸까? "나는 지금 행복해요. 무엇을 가져서가 아니라 무엇이든 놓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이 마지막인거처럼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야죠" 그녀의 답이다.

그 일환으로 그는 최근 북한선교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새터민 학생을 후원하고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주고 있는 그는 "목숨을 걸고 북을 탈출해 한국에 온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어주는 역할"이라면서 "조심스럽지만 후원자(멘토)를 연결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책의 수익금도 북한선교를 위해 쓰여진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이 아이들이 북한에 들어가 복음을 전해야지요. 북한 선교사를 키워내는 일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을텐데…북한이란 말만 해도 예민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은 예수님을 만난 것!"이라면서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그녀. 구레넷 시몬처럼 살고 싶다는 그녀는 누군가 가장 고통스럽고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낼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품는 리더가 되고 싶다.

눈 감는 날까지 주님 마음 아프지 않게 하는 큰딸로 살아내고 싶다. 오늘도 아들에게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엄마 이성미. 지난 아픔과 정제의 시간을 통과한 후 자신은 물론 남도 사랑할 수 있는 용량 큰 사랑통이 된 그녀의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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