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확신 지닌 지성적 신앙인 공동체 되자"

"겸손한 확신 지닌 지성적 신앙인 공동체 되자"

[ 목회·신학 ] 한국개신교신학회 한국기독교철학회 공동 학술심포지엄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6월 10일(화) 13:51
   
▲ 기독교철학과 개혁신학을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

포스트모던 시대에 개혁신학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나? 오늘날 교회는 겸손한 확신을 지닌 '지성적인 신앙인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월 24일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와 한국기독교철학회 공동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영한 명예교수(숭실대, 기독교학술원장)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모더니티로의 회귀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렇다고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회의주의에 빠져 좌절할 수도 없다"면서 "포스트모던 사회 속에서 '해석학적 독단론'과 '회의주의'를 둘 다 피할 수 있는 길은 '해석학적 실재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해석학적 실재론'의 길은 근본주의의 해석학적 독단적인 태도로 진리를 전부 알고 있다는 자만과 열광, 그리고 지식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해체주의의 진리에 대한 허무적인 태도를 극복하는 길"이라면서 절대지식에 대한 긍정론과 불가론을 둘 다 피하는 길로 '오류 가능한 토대주의'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그는 "인간 주체의 오류가능성은 진리의 궁극적인 토대인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수정되고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유한성과 원죄적 부패, 겸손과 확신과 헌신과 증언을 강조하는 개혁신학은 기독교철학에 인식론적인 통찰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걸음 나아가 "오늘날 교회는 겸손한 확신을 지닌 해석자 공동체, 즉 지성적인 신앙인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한 그는 "신자들의 양심은 성령의 조명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양심이며, 신자들로 이뤄진 공동체는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와 의의를 구현하는 공동체이고 신자들은 말씀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따르는 해석학적인 순례자 공동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철학은 계시 진리에 대한 겸허, 삶과 죽음의 헌신을 통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인식론적 실천인 윤리학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계시 진리의 증언은 십자가의 실천"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한편 오늘날 개혁신학에 있어서 기독교철학의 영향을 찾는 발제도 이어졌다. 기독교철학의 역사를 통해 개혁신학의 발전에 기여한 내용을 중심으로 발제한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기독교 신앙과 철학의 관계는 각 시대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한 뒤, "기독교철학의 정체성은 '오직 성경으로'를 외치는 개혁신학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점에서 기독교철학과 개혁신학은 만난다"고 설명했다.

기독교철학의 역사에 있어 기독교의 변증에 철학적인 언어가 사용됐다는 점을 언급한 그는 "초기 변증가나 교부들도 자신을 '철학자'라고 불렀다"면서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 기독교 진리의 교리적인 체계화에 철학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기독교철학과 개혁신학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언급했다. 그는 "기독교철학은 세계와 삶 전체의 원리를 규명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신학보다 연구범위가 훨씬 넓을 뿐 아니라 세속 사상의 허구성을 밝히고 그들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기 때문에 신학보다 더 적극적"이라며 둘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그는 "21세기 사회에서 기독교공동체가 잃어버린 문화사회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 개혁주의 기독교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신학은 계시에 대한 이해를 보다 명료하게 하고 기독교철학이 계시신앙을 바르게 실천하는 세부적인 전략인 '문화의 지도력과 삶의 형태를 구성'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어 개혁신학과 기독교철학의 관계에 대해 발제한 이경직 교수(백석대)도 "기독교철학의 뿌리요 전제는 신앙이며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인 성경"이라고 전제한 뒤, "기독교철학은 언어분석이나 해석학 등과 같은 도구들을 사용해 신학자들이 기독교의 복음을 그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잘 해설하고 적용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기독교철학은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이성적이고 설득적 방식으로 비신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으므로 변증적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선교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물론 "개혁신학도 역으로 성경계시의 내용을 체계화해서 기독교철학의 학문적 전제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선 이진락 교수(칼빈대)의 '애드워즈의 신학과 철학적 배경'에 대한 발제와 함께 이승구 교수(합신대)의 '기독교 철학자로서의 키에르케고어'에 대한 발제도 이어졌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