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커피향 따라 위로와 용기 전해"

"향긋한 커피향 따라 위로와 용기 전해"

[ 교단 ] 평북노회 강남안디옥교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05월 27일(화) 10:23
   

교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대 환영이다. 교회 문턱이 이 보다 더 낮아 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남안디옥교회(심창근 목사 시무ㆍ사진)는 교회 1층 유리문만 열면 바로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의 집무실이 나온다.

그래서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교인이든 그렇지 않든간에 강남안디옥교회는 자연스럽게 '우리동네 교회'가 되고 담임 심창근 목사는 '우리동네 목사님'이 된다.

특히 '바리스타 심'으로 불리는 심창근 목사는 교회를 찾은 이들은 그 누구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 오늘은 기분이 어떤지 요즘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등등.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꼼꼼하고도 세심하게 상대를 챙기며 '목사'의 사명에 맞게 그를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특별 조제'된 핸드드립 커피를 나눈다. 그 시간들은 심 목사가 이웃과 나누는 첫번째 나눔이고 사랑이다.

물의 온도에 따라 커피의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핸드드립 커피처럼 심 목사는 상대의 기분과 상태에 맞춰 그에 맞는 위로를 용기를 격려를 전한다.

지위가 높든 낮든 부자건 가난하건 그에게 '내 이웃'은 형제이고 친구이고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교회를 찾는 이웃들에게 그는 "형님" "동생"하며 격의 없이 지낸다.

인터뷰 중에도 "그냥 가다가" "심심해서" "생각나서" 등의 이유로 교회 문은 수시로 열리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주로 노숙인이나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들에게 교회는 '예배당'을 넘어 '따뜻하고 편안한 쉼터'이기 때문이다.

강남안디옥교회는 24년 전 '하나님이 디자인하는 영광스러운 교회'를 표어로 삼고 지금의 노량진 2동에서 첫 사역을 시작했다.

가난한 종갓집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목회자의 꿈을 키워왔던심 목사는 "지독하게 가난했던 삶" 때문인지 없는 자 약한 자 소외된 자에게 유독 관심이 많다.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재소자들을 돌보는 상담사역부터 서울역 노숙자 돕기 국제난민 등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교회가 위치한 '노량진'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서 교회 절기 때마다 이웃초청 행사를 마련하고, 때마다 철마다 쌀나누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는 '목사'가 아닌 '바리스타'로 참여해 하루종일 서서 이웃들을 위해 커피를 내린다.

특히 심 목사는 "교회와 지역이 상생해야 한다"면서 작은 물건 하나도 교회 '근처'의 상점을 이용한다.

"가격이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다. 이웃이 행복해야 교회도 행복하다"는 심 목사 나름의 원칙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목회자 수급문제에도 관심을 쏟는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심 목사는 "목회자는 많이 배출되고 사역할 곳은 한정되어 있다"면서 "우리교회는 작지만 교역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더불어 가야한다"는 심 목사는 여성이 아니라 동역자로 인식하며 편견없이 청빙한다.

그러나 강남안디옥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예배다. 장년예배와 유아예배의 구분이 없다. 갓 태어난 아기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모든 예배 순서에는 어린아이부터 중등부 고등부 청년들이 다양하게 순서를 맡는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단절이 교회에서 부터 생겨난다"는 심 목사는 "함께 예배하며 같은 찬송을 부르며 같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심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예비 목회자를 길러내는 교단 산하 7개 신학교를 위해서도 꾸준히 중보하며 후원하고 있다.

30-40대 젊은이들이 많고 어린이와 어른의 비율이 거의 50대 50인 젊은교회 강남안디옥교회. 심 목사는 스스로 '작지만 작지 않은 교회'를 위해 여러가지 비전을 품고 있다.

우선 1층 교역자실을 작은 지역카페로 만들어 차를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듣는 상담센터로 만들고 싶다. 더 나아가 '바리스타' 교육부터 각종 문화교실 수요 직장인예배까지 함께하며 지역주민과 더 깊이 소통하고 교제하고 싶은 바람이다.

이웃에 대한 애정과 지역에 대한 애착, 그리고 작은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가득한 강남안디옥교회. 예배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작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배려가 넘쳐난다.

예배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과 계단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경사로를 마련했고 예배당 의자는 휠체어에서 바로 옮겨앉을 수 있도록 턱을 없앴다.

그뿐 아니다. 배가 아무리 부른 임산부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거리의 폭도 넓혔다. 이러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주민들의 마음을 열게했고 심 목사와 '형제' '자매'가 되어 지역의 공동체를 이뤄나갈 수 있게 했다.

그래서 강남안디옥교회가 작지만 감히 작다고 말할 수 없는 노량진 2동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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