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논란, 화합 통해 마침표를 찍자

찬송가 논란, 화합 통해 마침표를 찍자

[ 교계 ] 한교연 대토론회, 깊은 갈등의 골 여실히 보여줘 "대화합 필요하다" 지적도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5월 12일(월) 14:21

   
▲ 찬송가 대토론회에서 전희준 장로가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한영훈)이 주최하고 한국교회찬송가대책위원회(위원장:안영로)가 주관했던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들은 2006년 11월 교인들의 손에 들려진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한교연은 개선의 범위에 대해서 '새로운 찬송가의 발행'은 아니라고 못박고, 21세기 찬송가를 폐기하려 한다는 일부의 의혹을 일축했다.

 안영로 위원장은 "오늘 우리의 대토론회는 수술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찬송가를 자세히 진단하기 위한 자리라고 보면된다"면서, "한교연이 한국교회찬송가대책위원회를 조직한 것도 신앙의 후배들이 불러야 하는 한국교회의 유산인 찬송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기 위한 간절한 마음에 기인했다"고 설명하면서, 개선의 방향이 우선 '진단'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토론회에서는 21세기 찬송가가 세상에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지적되고 있는 고질적인 논란들에 대한 언급들이 쏟아졌다. 한국찬송가위원회 총무 홍성식 목사는 "정치적 배려나 한국찬송가공회 위원들 간 친분을 통해 수록된 찬송곡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강단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해 큰 파문을 일으킨 인물의 곡, 혹은 작사ㆍ작곡의 경험이 전무한 이들의 곡이 친분이나 정치적 이유로 실린 것은 찬송가를 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언급된 내용들 중 새롭게 제기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이미 21세기 찬송가에 대해 반복적으로 제기되던 문제들을 다시한번 언급한 수준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한교연까지 나서서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결국 21세기 찬송가와 이를 만든 한국찬송가공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한 현실의 방증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찬송가공회는 출판권과 저작권을 두고 대한기독교서회, 예장출판사 등과 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의 결과는 예단할 수 없지만 소송 당사자 양측이 모두 소송으로 지쳐가고 있는 형편이고 찬송가를 둘러싼 잡음들로 인해 교단들과 교회, 교인들의 피로도도 동반 상승하는 상황이다. 교계에서는 찬송가 소송으로 대형로펌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확산되고 있으며, 소송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오든지 이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소송을 비롯해서 찬송가에 대한 문제제기 및 개선작업 등이 모두 혼재되어 있어 어느 것 하나 명확히 해법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런 난맥상은 결과적으로 이해당사자 중 한쪽이 완전히 무너져 백기를 들기 전에는 풀리지 않는데 한국교회의 역사의 산물인 찬송가를 둘러싼 논란이 그런 방법으로 마무리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국찬송가위원회 소속 교단의 한 관계자는 "찬송가공회와 대한기독교서회 및 예장출판사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머리를 맞대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면서, "교계 원로나 연합기관들도 나서서 이 일을 주선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마음을 열어야 할때"라고 지적했다. '화합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소모적인 갈등의 결말이 해피엔딩일 수가 없다"면서, "더 큰 상처로 인해 봉합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하루속히 대화의 장이 만들고 이를 통해 '화합의 마침표'를 찍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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