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슬퍼하며 위로하는 설교돼야 한다"

"함께 슬퍼하며 위로하는 설교돼야 한다"

[ 목회·신학 ] 본교단 총회, 세월호 참사에 따른 설교 지침 마련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4년 05월 07일(수) 11:42

세월호 참사로 나라 전체가 아파하고 슬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목회자들은 설교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자칫 '하나님의 뜻'이라며 시대상에 대한 심판이나 징계를 섣불리 단정하는 설교는 자제하고 오히려 함께 슬퍼하고 서로 위로하는 설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본교단 총회가 진도 세월호 침몰 상황에 따른 설교 지침을 내놓아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설교 지침에는 설교의 방향성을 비롯해 설교시에 조심해야할 점과 강조해야할 부분을 제시하고 있다. 설교의 방향성에 대해 목회상담학자인 이상억 교수(장신대)는 "목회자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직관적 계시에 의한 '하나님의 뜻', 시대상에 대한 심판이나 징계를 섣불리 단정하거나 이에 대해 설교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후, "로마서 12장 15절 말씀에 따라 함께 슬퍼하는 공동체적이고 상호적인 위로를 나누는 설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그리스도인이 먼저 슬픔 당한 사람보다 신앙이나 삶에 있어 다짐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시대 비판적이기 보다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는지 성찰하는 태도가 돼야 한다"면서 "강한 슬픔은 침묵으로 나타나며 많은 말과 설명을 하기 보다 말을 절제하는 설교가 돼야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지침에는 시교시에 조심해야할 점도 제시하고 있다. △큰 슬픔과 아픔이 무력감이나 또 다른 형태의 분노를 자극해 다음세대를 '허무주의'나 '투쟁' 또는 '극단이기주의'로 끌고 갈 위험성 있는 설교는 조심해야 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잘 이해할 수 없기에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교하면 오해를 살 수 있기에 이러한 설교도 삼가해야 한다. △"이제 그만 울자"는 표현도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정치적 성향의 발언이나 섣부른 판단도 하지 않도록 한다. △"누구는 운이 좋아 살아서 돌아왔다"는 식으로 다른 학생과 가정을 비교하는 말들은 사고 당사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이기에 삼가해야 한다.

설교시에 강조해야할 부분도 언급하고 있다. △지금은 충분히 함께 울어주고 희생자와 가족들 모두와 함께 한다는 설교가 필요하다. △아직은 "같이 울어주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 하는 것"이란 유가족들 옆에 있어주기, 공동체성 고취, 타인지향적인 삶, 사회안전망에 대한 자발적 참여와 교육 등을 의미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교한다. △현시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회개가 있어야 한다. △특정인물이나 집단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생명을 경시하고 자본의 이익과 경제 성장을 추구해온 사회전반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어른들 모두 책임이 있다. 

설교 지침에는 설교본문과 설교제목의 예로 '위로의 하나님'(고후 1:3~4, 애 3:33), '함께 하시는 하나님'(사 43:1~3), '인간의 부패와 하나님의 구원'(미가 7:1~20, 창 49:18) 등
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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