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의 고발

신자들의 고발

[ 성서마당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04월 24일(목) 09:54

빼앗기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김병모
호남신학대학교 교수ㆍ신약학

최근들어 기독교인들 사이의 다툼으로 사회 법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방법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교회가 급격히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데, 이 두 현상은 서로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여러분은 이미 졌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서로를 고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고전 6:7)

교회 공동체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거룩한 영을 받음으로써 깨끗해지고 거룩해지고 의롭게 된 사람들이다(11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하나님의 가족이 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신자들은 서로 형제자매인 것이다.

그런데 신자들이 세상의 유익을 놓고 서로 다툰다면, 그것은 한 마디로 서로를 형제 자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이미 믿음의 싸움에서 진 것이다.

또한 신자들이 이 다툼을 세상 법원으로 가져가서 비신자 판사에게 판결해 달라고 한다면, 그것은 결국 교회 공동체의 판결을 판사의 판결보다도 덜 신뢰하는 것이다. 비신자인 판사는 하나님도 모르고 의와 불의에 대한 그 분의 기준도 모른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는 '불의한 자'(1절)이다. 그의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따라 판결한다.

한편, 신자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세상의 기준을 버리고, 하나님의 기준을 따르게 된 사람들이다. 이 '성도들'(2절)은 장차 주님과 함께 세상과 천사들을 판단할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회 공동체의 판결을 거부하고 세상 법원의 판결을 구한다면, 그것은 교회 공동체를 인도하는 성령보다도 세상의 영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그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당신의 백성으로 새롭게 빚으셨고 이 공동체를 사용해 나머지 세상도 새롭게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이 그 구원 사역을 통하여 새로운 피조물이 된 것을 부인하는 것이다. 즉 자신들의 신앙고백을 완전히 부인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이미 믿음의 싸움에서 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불의를 행하는'(8절) '불의한 자들'(9절)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도둑질하는 자나 탐욕스러운 자나…빼앗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다"(10절). 왜냐하면 그들은 교회 밖의 '불의한' 비신자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신자들은 첫째 다른 신자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안 된다. 둘째 다른 신자가 내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교회 공동체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셋째 문제는 다른 신자가 굳이 세상 법원으로 가져갈 때이다. 사도 바울은 그런 경우에 맞대응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불의를 당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 차라리 그냥 빼앗기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7절)고 권고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최후의 심판 때에 반드시 신원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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