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니즘과 맞서 싸우는 지혜

맘모니즘과 맞서 싸우는 지혜

[ 교계 ] [에큐메니칼지도력]

박경조 주교
2014년 04월 23일(수) 16:26

한국교회는 '이런' 에큐메니칼 지도력을 원한다<완>

   
▲ 박경조 주교
"이런 게 어딨나요. 어찌 이럴 수 있나요."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며 어느 누리꾼이 올린 글이다. 정말 그렇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이런 곳이다. 총체적인 부실이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 사회전체가, 아니 너와 내가 이런 일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동안 사람의 생명보다는 자본의 가치를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 결과가 이번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것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 사회 시스템 전체가 피지도 못한 어린 꽃봉오리들을 떨어져 버리게 만든 것이다. 이번 일로 우리가 정신을 차려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붕괴되고 말것이다. 어디에서 또 어떤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하나님의 무서운 경고 앞에 옷깃을 여미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바로 내가 될지 모른다.

지금 이 시대는 인간의 행복이나 삶의 의미조차도 자본의 축적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다. 교회는 이러한 사회를 꾸짖기는커녕 함께 매몰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사회 전반의 이러한 흐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고 위기에 처한 이 사회를 구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에는 이 시대의 흐름인 맘모니즘과 씨워나갈 수 있는 용기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민주주의란 제도는 완전한 제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경제 민주화를 비롯한 사회전반의 민주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한 징후들은 민주주의의 퇴행에서 오는 결과인 것이다. 분단을 극복하고 남남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통합이 그 길이다. 교회가 민주적 사회통합에 도움을 주고 사회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확고한 신념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생태적인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 인류는 절체절명의 위기앞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 그것은 바로 기후변화로 요약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이다. 인구는 늘어나고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한없이 자원을 낭비하는 성장 지향적 경제는 지구 전체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갈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대책을 강구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답답하고 암담하기만 하다. 성장과 성공주의에 물든 교회는 우리 앞에 다가오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을 쫓아가는 집단 이기주의에 갇힌 느낌이다. 지금은 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이다.

지금 이 시대는 참으로 엄중하고 중요한 시기이다. 한국 교회는 분단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전체 구성원들의 평화와 행복에 기여해야 하는 부르심 앞에 서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징후를 포착하고  미래를 열어나갈 새로운 지도자를 이 시대는 요구한다.

박경조 주교 (대한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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