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적인 신앙

기념적인 신앙

[ 고훈목사의 詩로 쓰는 목회일기 ] 목회일기

고훈 목사
2014년 04월 15일(화) 16:40

기념적인 신앙 

영락기도원에서 필자가 여름 산상성회를 인도할 때 한경직 원로목사님이 휠체어를 타시고 예배에 참석하셨다. "몸도 불편하신데 집회에 오셨습니까?" 했더니 "내가 살아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예배드리면 감사한 일이지요. 이 몸이라도 예배 참석하면 우리 교인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고 목사님도 몸이 약하셔서 병원 가서 의사를 자주 만나시는데 그것은 복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병원도 안 가고 의사도 안 만나다 한 번 만나는데 장의사를 만납니다" 하셨다.

함께 웃고 사진 찍자 했더니 쾌히 허락하시며 "기념이 되시오"라고 하셨다. 그날 설교 제목이 '기념적인 신앙'이었다. 그날 설교를 되풀이 하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평안도 사투리 '기념이 되디오'를 '기념이 되시오'로 잘못 알아들었다. 그날부터 순교자들을 위해 기념시를 쓰고 시비를 세우고 있다.


봄비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기다렸는데

   
▲ 그림 지민규 mongori@naver.com

봄비야
어찌하여 오락가락하는가
떠나온 하늘에 미련 있어서냐
이 땅에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서냐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세상
너까지 나를 헷갈리게 하면 어쩌냐

여보게
태도 분명히 하게
출발했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도착했으면 해야 할 일하게나

지금 우리 생명이
날마다 시간 속으로 소멸되고 있는데
어찌하여
한가히 해찰하려드는가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