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 세워지는 태국 교회들

은혜로 세워지는 태국 교회들

[ 땅끝에서온편지 ]

염신승 선교사 jangci@pckworld.com
2014년 03월 10일(월) 17:12

 태국에 있는 본교단 선교사들은 대부분 태국기독교총회(CCT)의 노회에 속해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학대학에서의 전임 사역과 함께 제3노회에 소속되어 협력선교사로 일을 하고 있다. 지면을 통해 제3노회 소속 교회들 중 몇 교회를 소개하고 싶다.

 ▲태국인에 의해 시작된 람빵 제1교회
 '람빵'이라는 것은 도(道)의 이름이자 시(市)의 이름이다. 람빵 제1교회는 이 지역의 첫 번째 교회이다. 태국에서는 제1교회가 있으면 다른 교단이라도 그 명칭을 쓰지 않는다. 그만큼 존중한다. 한국도 그렇듯이 태국도 첫 번째 교회들은 서양 선교사들이 시작했다. 그런데 이 교회는 이상하게도 선교사님이 시작한 교회가 아니다. 그 옛날 이 지역의 한 관리가 방콕에 가게 되었는데 방콕에서 전도지와 성경책을 얻게 된다. 그리고 열심히 성경을 읽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성경을 읽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러던 중 치앙마이에 성경을 가르치는 선교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250여리의 길을 마다 않고 태국 북부 선교사의 대부인 맥길버리 선교사를 만나 며칠 간 성경공부를 하게 됐다.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계속 믿음 생활을 하면서 전도하고 한 자리에 모이면서 선교사를 통해 세례를 받고 지금의 람빵 제1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즉 그 옛날 선교사가 아닌 태국인에 의해서 교회가 시작된 것이다.

 ▲곰에 물려 시작된 빡적교회
 빡적이라는 아주 시골이 있다. 이곳의 한 농부가 산에 갔다가 곰을 만났다. 곰이 그 사람을 공격했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크게 상처를 입었다. 치료를 해야 하니 하는 수 없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입원 중 한 명의 평신도가 그에게 전도를 했다. 그 당시 기독교, 예수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불교에만 몰입해 있던 이 분에게는 너무 생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을 믿게 됐다. 또, 감사하게도 그 전도인은 300여리나 되는 길을 몇 번씩이나 걸어와 이제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그와 지역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동네 중심에 커다란 절이 있는, 불심이 강한 주민들이 그들을 핍박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믿는 가족들은 동네에서 왕따를 당했다. 마을 저수지 사용을 제한하거나 공동 화장터는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불이익도 따랐다. 그러나 예수님을 향한 믿음은 커졌다. 그 곰에게 물린 분은 교회 지을 땅을 하나님께 바쳤다. 지금은 절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교회가 우뚝 서 있다. 하나님께서는 곰을 통해서도 교회를 세우신다. 할렐루야!

 ▲마을에 샘물을 뿜어 올리는 뽕뜻교회
 치앙마이에서 이 교회까지는 약 200Km 떨어져 있다. 난 '목회자가 없는 교회이니 그곳을 정기적으로 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교회에 가 보니 매우 넓은 터에 아담한 예배당이 지어져 있었다. 예배를 드리는 데도 교인들이 얼마나 열심이고 진지한지 감동이었다. 그런데 예배당 마당에 커다란 우물과 펌프가 있어서 그 사연을 들어보았다. 이 교회 역시 한 평신도로부터 시작된 교회이다. 이곳 농부 한 사람이 이웃 마을 교회를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아무도 믿지 않는 동네에서 예수님을 믿게 되니 당연히 어려움도 생겼다. 하지만 워낙 품성이 좋고 너그러운 어르신은 외로운 신앙생활을 포기하지 않았고 점차 교인들이 늘어났다. 또 현재의 그 넓고 아름다운 교회 터를 헌납해 예배당을 지었다. 그런데 그 교회 땅에서 그 마을 전체, 온 집이 풍성히 쓸 물이 솟아나는 것이었다. 이제는 교회 근처의 많은 분들이 예수님을 믿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가정이라고 할찌라도 교회 마당에서 솟아나는 복음의 생수를 24시간 공급받는다.

 ▲열고 닫길 반복하는 메머 개척교회
 일반적인 교인들은 선교지의 교회는 모두 성장하는 줄 안다.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8년 전 태국에서 처음으로 교회를 개척했다. 그 지역은 화력발전소의 직원 주택이 있는 곳이었다. 널찍한 집터를 가진 조금은 부유한 동네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전도사님 한 분이 열심히 사역하셨다. 교인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교인들은 모이지 않아서 개척 3년째 되는 날에 문을 닫고 말았다.

 교회 문을 닫는 것을 너무 괴로워 하던 차에 지원자를 찾게 됐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지역이 조금 변경되긴 했으나 교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닫았던 문을 다시 열었다. 하지만 목회하겠다던 전도사님이 자꾸 빠지기 시작했다. 교회는 예고 없이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열었던 교회 문은 다시 닫히고 말았다. 하나님께 죄송하고 기도,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는 아직도 죄를 지은 것만 같다. 그래서 더 복음의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아간다.

 본교단 파송 태국 염신승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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