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장인이자 멘토 '이드로'

모세의 장인이자 멘토 '이드로'

[ 성서마당 ] 성서마당

김회권 교수
2014년 03월 06일(목) 15:31

이드로는 하나님의 구원사의 방계(傍系)에 속한 인물이다. 아브라함의 셋째 부인 그두라의 후손들로서 정착지를 찾지 못해 시내산과 가나안 땅 사이의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는 유목인 족속인 겐 족속의 족장이자 제사장이었다. 이드로는 야웨 하나님을 잘 몰랐지만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그의 다른 이름 르우엘(보라, 하나님을!)은 그가 엘로힘 하나님을 섬기는 신실한 사람임을 가리킨다.

두 가지 점에서 이드로는 모세의 출애굽 구원 역사의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다. 첫째, 이드로는 모세가 출애굽이라는 공적 사명 수행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모세의 정상적인 가정 생활을 돕는다. 모세는 위험하고 화급한 출애굽 구원장도 중 아내와 두 아들을 친정으로 돌려보낸 채 대의명분에 투신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출애굽 구원 역사에 대한 투신 못지 않게 자녀의 할례 시행도 중요했다. 그런데도 모세는 두 아들을 할례시켜 아브라함의 언약백성으로 입적시키는 데 무관심했다. 그러자 하나님이 출애굽 구원장도에 오르는 모세를 죽일 듯이 덮쳤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십보라가 즉시 두 아들에게 할례를 행해 모세를 구해낸다. 모세를 "내 피남편!"이라고 소리치는 십보라와 모세 사이에는 긴장이 감돈다. 이런 상황에서 모세는 출애굽 구원장도의 도중에 아내와 두 자녀를 장인에게 맡겼을 것이다. 이처럼 이드로는 모세가 공적인 사명수행으로 가정을 돌보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여겨 모세가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함으로써 균형감각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가정은 공적인 사역에 투신한 사람들에게 그 공적 사역의 독성을 완화시키는 해독제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개인적으로 성찰하는 거울이다. 가정은 공적 사명자에게 자신을 마냥 위장하거나 분식할 수 없는 사적 공간이다. 가정과 가족은 공적 사명자에게 정직, 진실, 섬세한 이해심, 자기성찰적 여유를 제공해준다. 둘째, 이드로는 모세에게 제대별 책임분산제, 즉 관료제를 도입하여 모세가 재판을 독점하다가 홀로 피폐해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이드로는 하루 종일 이스라엘의 대소 송사를 홀로 심리하고 판결하느라고 숨쉴 여유도 갖지 못하고 모세가 탈진해가고 있을 때, 50부장, 100부장, 1000부장을 세우는 분권형 재판제도를 도입해 모세의 격무를 덜어준다. 이 과정에서 이드로가 재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성들에게 율례와 법도를 먼저 가르치는 일임을 강조한 점도 중요하다. 율례와 법도 교육이 재판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드로의 충고에 모세는 출애굽기 19장부터 율법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한다. 그 위대한 모세도 자신보다 훨씬 덜 유명하고 덜 위대하지도 못한 장인이자 인생 선배 이드로의 충고와 교육을 받아 성장해 갔다. 그런 점에서 성인이 다 된 우리에게도 여전히 이드로같은 인생 선배와 멘토는 얼마나 소중한가! 아무리 어른이 된 자라도 우리는 이드로같은 멘토와 인생 스승으로부터 늘 배우며 성장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김회권
숭실대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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