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서 온 사람들의 아픔 어루만지며 선교의 길 열어가

땅끝서 온 사람들의 아픔 어루만지며 선교의 길 열어가

[ 기획 ] <연중기획>이웃의 눈물/전국에 이주민선교단체, 교회 부설 기관 포함 320여 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2월 25일(화) 10:59

중국 동포 55만 명, 이주노동자 40만 명, 결혼이주자 25만 명, 유학생 10만 명, 난민 신청자 4천여 명. 우리 사회는 이제 여러 문화와 인종이 함께 뒤엉켜 사는 다문화사회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의 국적이 약 200여 개 국이고, 국제결혼 출신국도 120여 개국에 이른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2050년에는 외국인이 인구의 9.2%인 40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2020년에는 다문화가정의 학생수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대표적 소수자인 이주민들을 위해 지금까지 진정성 있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특히 인권적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주민 선교 문제는 어느 한 측면으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주민 선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또한, 변화된 사회 분위기에서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해법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에 대한 필요성 현장과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단체가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서 어떤 사역을 누구를 위해서 진행하고 있는 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에서부터 이를 토대로 한 종합적인 심층 분석과 다방면에서의 연구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이주민 선교 분야에 있어 한국교회는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얼마 전까지 한국교회는 이주민선교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마저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9월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김삼환) 주관으로 한국교회 이주민 선교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교계 최초의 기초조사 보고서가 출판되어 다문화이주민선교 연구에 기본적 토대를 마련해주었다는 것.
 
이주민선교 기초조사 보고서는 이제까지 나온 교단별, 부문별, 지역별 현황이나 조사 결과를 넘어 전국을 대상으로 이주민 선교의 전체 현황을 파악하려고 시도했으며, 이주민선교의 형태와 목적, 지역별 분포와 예산규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주민선교의 현황을 알게 한 것이 특징. 또한, 부문별, 지역별 분포를 확인하여 부문별, 지역별 이주민 숫자와 비교함으로써 향후 이주민선교의 부문별, 지역별 재배치에 대한 전망과 향후 이주민선교에 대한 단기적, 중장기적 대안을 전망하는 기본 자료로 쓰일 수 있게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주민선교 단체는 사실상 교회가 직접적으로 운영에 관여하는 '교회부설' 형태가 119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이주민기관(법인, 비영리) 73곳, 이주민선교기관/센터 66곳, 복합형태(교회+선교기관) 65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확인된 결과 이주민선교가 처음에는 교회부설 형태로 많이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모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이주민센터를 위탁하거나 지원을 받기 위해 법인 형태로 전환한 이주민선교기관이 많았다.
 
또한, 이주민선교기관들은 기관장의 신앙이 에큐메니칼적이냐 복음주의적이냐에 따라 단체의 사역 목적이 달라지는데 조사 결과 이주민선교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통전적'이라고 답한 곳이 178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도' 160곳, '세계선교' 125곳, '인권향상 및 삶의 질 개선' 113곳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복음주의가 지향하는 전도나 선교 등의 목적이 52%, 반면에 통전적이거나 에큐메니칼 색채를 띤 교회, 기관들은 45%로, 신앙적 색채에 있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이주민 선교단체의 사역 대상별 분포도는 어떠할까?
 
이주민 선교에서 참여하고 있는 부문을 보면, 이주노동자 선교가 215곳(32%), 결혼이민여성선교가 198곳(29%), 다문화가정선교가 129곳(19%), 유학생 선교가 105곳(15%), 난민선교가 34곳(5%)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2012년 통계로 이주노동자 수가 47만8592명인데 반해 결혼이민여성은 12만7424명으로 약 4배 가량 적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 한 단체가 많다. 그 이유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산재와 노동상담 등을 비롯해 어려운 일이 많은 이주노동자선교에 비해 결혼이민여성선교가 접근하기가 용이하고, 후원을 얻기가 쉬우며 관련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주민선교의 지역별 분포 조사에서는 이주민선교 교회/기관이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66곳, 서울 49곳, 인천 24곳 등 총 139곳(51.5%)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등록 외국인 거주지역별 분포 현황을 기준으로 볼 때 이주민의 숫자에 비해 수도권 지역의 사역기관 수는 타지역에 비해 오히려 부족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은 물론, 충청북도와 강원도 또한, 사역지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주노동자선교의 사역국가 조사에서는 중국 한족이 125곳, 재중동포가 119곳, 필리핀 103곳, 베트남 93곳, 몽골 78곳으로 나타났으며, 체류 숫자에 비해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 기관 및 교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여성 기관 조사에서도 베트남은 숫자 대비 기관 및 교회가 적어, 좀더 적극적으로 선교할 대상국가로 분석됐다.
 
이주민 선교 사역자 유해근목사(나섬공동체 대표)는 이주민 선교 현장에 대해 "이주민들의 유입으로 땅끝까지 가려는 선교의 전통적 방법이 땅끝에서 온 사람들을 통한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하고 "21세기 새로운 유목민의 시대에서 선교와 목회의 콘텐츠가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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