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당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폭력 당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상담Q&A ] 상담Q&A

이영옥
2014년 01월 22일(수) 09:58

Q. 폭력 당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얼굴 양 미간 사이에 테이프를 붙인 한 중년 부인이 상담실에 들어섰다. 방에서 나오는데 남편이 다짜고짜 마대걸레로 얼굴을 찍었다고 한다. 하마터면 급소를 맞아서 죽을 수도 있었고, 현재는 얼굴에 치명적인 상처를 당해서 6개월 이상을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 또한 20여 년간의 가정폭력에 신물이 나서, 부모 둘 다 등지고 있다.

A. 폭력문제로 상담실을 찾는 경우는 제법 많다. 특이하게도 폭력은 외도상담과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아내가 계속적으로 따지고 들거나 잔소리를 하면, 남편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느라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특히 보수적인 지방에서는 아직도 남존여비의 사상이 잠재적으로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폭력상담이 적지 않다.

남편들은 아내가 자꾸 잔소리를 해서 폭력을 했다고 변명하지만 사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것은 연이은 세대간의 대물림과 관련이 깊다.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자란 아들이, 자신의 가정에서 또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이다.

이것을 끊는 것은, 첫 경험이 중요하다. 처음에 폭력이 있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다음엔 안 그러겠지…'라고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한다. 이럴 때 남자는 '다신 안 그러마'고 여자를 안심시키고, 깊이 뉘우치는 행동을 보인다. 물론 본인도 그것이 진심이겠지만, 거의 대부분 이런 경우는 얼마 못 가서 다시 또 폭력을 낳고, 결국 이 가정은 심각한 폭력의 연쇄고리가 이어지는 비극이 온다.

아내가 폭력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탐색하면, 본인도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또한 친정에 도움을 구하러갔을 때, 미온적인 반응은 더욱 폭력을 낳는다. "여자가 시집을 가면 시댁귀신이 돼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사고방식이 "돌아가서 '참을 인(忍)'자만 긋고 살라"는 충고만을 한다. 또한 대부분 이런 아내들의 자존감 검사를 해보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 자기가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맞아도 억울해도 그냥 참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계란 후라이를 오빠에게만 해주고, 남동생을 낳기 위해 계속적으로 낳은 딸들은 이런 슬픈 삶의 희생자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건강한 자존감을 세우기 위해 여러 가지 상담과 교육을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에 갇혀 있는 경우는 그것을 합리적인 신념으로 반박하면서, 스스로 귀한 존재임을 깨우치게 한다.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있는 '자원'들을 찾아본다. 이는 자신에게 있는 특기나 달란트를 찾아보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방법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내담자는 가정 속에 매어있지만 말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나아가라고 권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아무리 준비되어있다 하더라도 남편의 변화와 도움이 없이는 제대로 상담이 이뤄지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남편이 변해야 아내의 삶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상담은 결국 남편이 상담실에 옴으로 남편과 아빠의 역할,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깨닫게 된 '해피앤드' 케이스이다. 

이영옥 / 우리들교회ㆍ가정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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