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낯선 땅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 성서마당 ] 성서마당

김회권 교수
2014년 01월 15일(수) 09:23

쇠락과 퇴조의 길목에서 반전의 새출발을 감행한 아브라함
 
히브리서에서 믿음장인 11장은 신앙열조들의 다채로운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아브라함은 쇠락과 퇴조의 길을 떠나 감동적인 반전의 길을 개척한 전형적인 믿음의 사람으로 소개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 12:1~3)고 하셨을 때, 아브라함의 나이는 75세였다. 무언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아브라함이 안전하고 따뜻한 고향을 떠나려고 할 때, 그는 하나님이 어디로 인도하실지 알 수 없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났고 마침내 가나안 땅에 도착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도착하였을 때, 하나님은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겠다"(창 12:7)고 말씀하셨다. 자식도 없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그의 자손들에게 선물로 주시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의 아들 이삭을 얻기까지 그는 광야를 방황하며 유목민적 장막생활을 감당했다. 그는 하나님이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라며 순례자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삶을 살아냈다. 또한 그는 자신을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라고 증거했다. 자신들의 본향이 이 땅에 아니라 하늘에 있었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11장 믿음장의 초점은 핍박과 배교의 위험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하여 아브라함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격려하는 데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세상 힘에 억눌린 모든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말한다. 하늘에 본향을 둔 사람같이 세상 초탈적인 삶을 살아가라고 권고한다. 그리스도인이면서 복음신앙의 짠맛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도전을 준다.

새해 역시 낯설고 두려운 땅을 향해 떠나는 여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하나님이 이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여정에 함께 하실 것을 믿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성을 향해 전진할 용기를 구비해야 한다. 평신도들이 사는 이 세상은 가나안 땅처럼 낯설다. 그러나 그 낯선 땅이 하나님이 교우들에게 허락하신 약속의 땅이다. 말씀의 젖과 찬양의 꿀이 흐르는 복된 땅이다. 갈대아 우르에서 불임의 세월을 보낸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지시하시는 땅은 낯설고 불확실한 땅일지라도 그것은 복된 땅이다. 새로운 직장에 취직한 교우, 직장을 옮긴 교우, 자영업을 시작한 교우, 회사에서 다른 부서에 배치받은 교우, 모두 다 조금은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기억하자. 낯선 땅으로 불러내시는 그 사람들의 인사조치, 낯선 땅으로 발을 내딛게 만드는 모든 상황들 배후에는 낯선 땅에서 우리 각자를 창대케 하실 하나님이 계심을 믿어야 한다.

김회권 교수/숭실대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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