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이양 … 선교사가 알아서?

선교지 이양 … 선교사가 알아서?

[ 교단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3년 11월 22일(금) 16:07
5년 전후로 본교단 선교사 은퇴 급증, 대책은 전무
사역 이양ㆍ선교사 노후 대책 세워야
 
【태국 방콕=신동하 차장】제2차 총회 세계선교 전략 회의에서는 '선교사역 이양'이 선교사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됐다.
 
총회 세계선교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5년 후 본교단 파송 선교사 236가정이 은퇴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대 선교지로 떠난 선교사들의 은퇴가 급속히 진행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그동안 선교에 대한 방법론만 배우고 익혔을 뿐, 은퇴에 따른 이양은 물론 이후 삶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받지 못해 막막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재 본교단은 선교사 은퇴를 65세로 규정하고 70세까지 1년씩 연장을 허용하고 있다. 선교사의 은퇴는 사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은퇴 후 선교사역을 어떻게 이양할 것인지, 그리고 한국인과 현지인 중 어떤 그룹에게 이양할 것인지, 선교지 부동산의 처리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은퇴 후 고국에 돌아가지 않고 현장에 남았을 경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또한 고국에 돌아간다면 마땅히 모아놓은 재산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 다양한 문제를 떠안고 있다.
 
전략회의에서 '타문화권 선교에서의 이양'에 대해 발제한 임종표 선교사(동부아프리카)는 "한국 선교는 단계적 철수 혹은 이양에 대한 준비는 거의 전무한 상태로 원칙 없는 이양이 간헐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며, "발제를 위해 참고할 근거들을 찾으려 했지만 만족할 만큼 자료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선교지에서의 이양, 혹은 선교학적 이론 정립에 대한 시급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사들은 한국교회에서 현재 부각되는 문제들이 해외선교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선교 이양의 실제'를 주제로 발제한 송광옥 선교사(인도네시아)는 "은퇴 후 선교지를 떠나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대부분이 물질과 관련돼 있다"며, "그들은 '내가 세운 교회(센터)가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철수를 미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송 선교사는 "솔직히 한국교회가 선교 이양과 관련해 관심도가 떨어져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며, "선교사 스스로가 은퇴 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교사는 기자와 함께한 자리에서 "선교사역을 후임에게 이양한 후에도 마치 한국의 '원로목사 대 후임목사 갈등' 양상이 일어나거나 자녀에게 선교지를 세습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며, 선교사역 이양에 있어 이러한 부분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총회장 김동엽 목사는 회의에서 선교사들의 이러한 고충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빠른 시일 안에 선교사 은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략회의를 총평한 김영동 교수(장신대)는 "선교사들 스스로가 긴급하게 필요해서 이양 문제를 다룬 만큼 대책마련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와야 한다. 선교사와 후원교회, 총회, 신학자 등 4자간 전략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내 자신(선교사)부터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양 문제와 관련해 신종혁 선교사(뉴질랜드)가 원주민 마오리족의 선교 사역 이양 사례를 발표하고, 안승오 교수(영남신대)가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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