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 연령 경계 파괴, 청소년까지 확산

도박중독 연령 경계 파괴, 청소년까지 확산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11월 14일(목) 11:47
중독자 30%가 크리스찬, 가족까지 치유 대상
 
최근 다수의 연예인들이 모바일 인터넷 도박 혐의로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소식이 전해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수년에 걸쳐 인터넷 불법도박사이트를 통해 수억원대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잊을만하면 다시 불거지는 연예인들의 불법도박 사건을 보면서 일반인들은 이것이 비단 연예인들의 직업적 특수성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각종 통계에 따르면 도박중독은 이미 사회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고질적인 병폐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본인 의지로 도박을 끊을 수 없는 도박 중독자 비율이 7.2%라고 한다. 이는 영국(1.9%), 호주(2.4%), 캐나다(3.3%) 같은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도박 중독은 개인의 삶을 파국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정 파탄,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범죄 같은 연쇄 부작용을 불러와 사회의 병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독교인들도 이러한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도박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현장 사역자들에 따르면 기독교인들도 도박중독에 빠지는 예가 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0년간 국내의 대표적 도박시설인 강원랜드에서 도박중독자들을 돌보고 도박예방 활동에 매진해 온 본교단 강원노회의 방은근목사(태백중앙병원 원목)는 "도박중독자의 약 30%는 크리스찬"이라고 말한다. 그는 "도박중독센터에서 상담한 결과를 봤더니 약 1/3이 크리스찬인 것을 확인했다"며, "사역을 하다가 만난 중독자 중에는 교회 장로, 찬양대장 등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도박은 은밀하게 이뤄지고 중독이 되더라도 신체적 증상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 드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며, "연예인들의 경우는 대중의 주목을 받다보니 많이 알려지는 것뿐이지 이미 일반인들에게도 도박중독은 만연해 있다"고 분석한다.
 
#누구든 가리지 않는 불법도박의 유혹
 
최근 연예인들이 한 것으로 알려진 불법도박은 속칭 '맞대기 도박'으로 과거에는 불법적인 경마를 뜻하는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불법 도박을 하는 것을 지칭한다.
 
이러한 불법도박 사이트는 무작위로 홍보 문자를 발송,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합법적인 도박의 경우는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는데 반해 불법도박은 장소나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든지 즐길 수 있으며, 수수료가 합법적인 도박보다 적고, 세금도 없기 때문에 그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불법도박은 더욱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과거 도박중독의 연령층이 사회생활을 가장 활발히 하는 30~40대가 가장 많았다면 최근에는 연령대가 낮아져 20~30대 중독자도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사회초년생뿐 아니라 대학생들까지 도박으로 돈을 탕진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재미 삼아 복권을 사거나 가볍게 카지노에 한번 놀러가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그곳에서 돈을 따거나 재미를 느끼면 등록금까지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렇게 시작된 도박은 대박을 노리거나 돈을 잃은 경우에는 본전을 찾을 생각으로 멈추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단 20대 뿐 아니라 최근  5년간 500명이 넘는 청소년이 도박하다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경찰이 도박 관련 혐의로 검거한 14∼20세 청소년은 554명이었다. 도박의 검은 손길이 미성년자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 교회의 역할, 상담ㆍ예방ㆍ관리
 
그렇다면, 이러한 도박중독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에서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회가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교회 내 도박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은 없는지 혹은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가족은 없는지 살피는 일이다. 도박중독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심방과 상담을 통해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깊이 맺은 목회자가 은밀한 어려움을 겪는 교인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도박중독자들을 돕는 방법으로는 도박중독의 치료를 위한 전문치료 및 상담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도박을 끊는다고 도끼로 자기 손목을 찍어놓고 몇 달 후 발가락에 화투장을 끼고 도박한다'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도박은 한번 중독되면 끊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중독의 경우는 완전한 치유라기보다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도박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은근목사는 "도박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고, 헤어나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미 정신적 재산적 피해가 엄청나다"며, "재미삼아라도 도박은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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