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10차 부산총회의 의미와 기대

WCC 10차 부산총회의 의미와 기대

[ 선교-WCC10차총회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0월 30일(수) 16:08
'에큐메니칼 이해와 참여…활동가 양성의 출발점"
지역교회의 폭넓은 이해로 WCC 당면 과제 해결
해외 참가 2800명 등 9000명 등록, 올 국내 국제 행사중 최대 규모
'통성기도', '새벽기도' 공식용어로 사용, 한국교회 영성 세계화
 
   

역사적인 WCC 제10차 총회가 개막했다. 1948년 WCC가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열린 첫번째 총회에서부터 회원으로 참여해 활동했던 한국교회는 65년이 지난 2013년 세계교회 대표들을 초청한 가운데 에큐메니칼 운동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 새로운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그리는 총회를 통해 한걸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총회 개막에 즈음해 이번 총회의 의미와 총회를 기점으로 변화할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진단해 본다.
 
△다양한 기록들이 만들어질 총회
 
부산총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총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KHC)는 부산총회의 참가인원이 9000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해외 참가자가 2800여 명이 넘어섰으며, 국내 참가자 4000여 명과 WCC본부와 KHC 직원이 900명을 상회한다. 이외에도 해외에서 부산총회를 취재하기 위해 방한하는 취재진만도 120명 선이며, 국내 기자들도 200명을 넘어섰다. 국제협회연합(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 UIA)이 공인하고 있는 종교계의 유일한 국제회의이기도 한 WCC 총회는 올해 국내에서 열린 국제회의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부산총회는 전문 회의장에서 열리는 첫 번째 총회가 됐다. 지난 아홉차례 총회는 보통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 중에는 WCC가 요구하는 전체 회의장 규모에 맞는 곳이 없고 총회 기간 자체가 학기 중이었던 점도 대학에서 총회를 유치하지 못했던 이유이다. 당초 WCC는 1600명이 한 공간에 앉을 수 있는 회의장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대학 중 이런 규모의 시설을 가진 곳이 없었고 특히나 대부분의 대강당이 극장식으로 되어 있다보니 WCC가 총회로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교회는 코엑스와 벡스코, 킨텐스 등 전문 회의시설을 염두에 두고 총회 장소를 물색했고 결국 숙박시설을 비롯해서 접근성 등을 고려해 부산 벡스코를 최종적으로 선정한 것이다. 현재 벡스코에는 1600석 규모의 회의장이 마련되었으며, 이외에도 에큐메니칼 대화와 마당 워크숍, 마당 전시, 사무실 등에 필요한 모든 공간이 완비됐다.
 
한국교회의 예배 스타일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총회에서는 '통성기도'와 '새벽기도'가 공식용어로 사용된다. 회무 중인 11월 6일(수) 저녁에는 WCC 총대들과 참관인, 한국교회 교인들이 모인 가운데 수요예배도 드려진다. 이날 예배에서는 한국교회 현대사의 산증인인 방지일 목사가 설교할 예정이다.
 
회무 중에 있는 주말(11월 2일 토, 3일 주일)을 활용한 주말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이 기간에 총회 참석자들은 부산과 주변 도시를 비롯해서 서울, 광주, 제주를 방문해 분단의 현장을 비롯해서 기도가 필요한 장소들을 돌아보고 지역교회 교인들과 함께 예배하고 기도한다. 무엇보다 800여 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분단의 현장을 방문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자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교회가 참여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으로의 전환점이 되는 총회
 
부산총회를 기점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에 지역교회들의 참여가 보다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속적으로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WCC도 지역교회들이 WCC의 프로그램들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WCC 수입예산은 2263만 9571 스위스 프랑으로 한화로는 269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07년 WCC 재정보고서만 봐도 당시 수입예산은 3475만 947 스위스 프랑으로 한화 413억원을 넘어서는 규모였다. 불과 5년만에 한화 기준으로 140억원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실로 엄청난 감소세다. 예산의 감소는 프로그램의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WCC가 지역교회들에게 WCC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총회를 준비하면서 총회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국내 교회들이 총회 이후에도 에큐메니칼 운동에 관심을 갖고 후원과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이 총회 이후의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하지만 지역교회들이 WCC와 협력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효과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함께 WCC를 정서적으로 멀게 느끼고 있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에큐메닉스 강화의 시발점이 되는 총회

이번 부산총회를 맞아 부산장신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훈련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한국에큐메니칼신학원(KETI)과 같은 신학교육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도 총회 이후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다. 부산장신대 배현주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세계교회의 기대가 크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다"면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다보니 교회의 미래가 없는데 바로 에큐메니칼 정신에 대한 함양이 부족한 것이 이유"라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바로 교육을 통해 에큐메니칼 정신을 확산할 수 있다고 보는데 에큐메니칼에 대한 저변확대도 결국은 교육의 문제다"면서, "부산총회 이후 에큐메니칼 교육을 강화해 운동의 미래자원을 양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에큐메니칼 교육 강화는 결국 에큐메니칼 활동가들을 양육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고, 그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열며 저변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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