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기인가 식량인가?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무기인가 식량인가?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10월 25일(금) 10:56
세계 평화 호소하는 'UN 군축주간'
 
   

'칼을 쳐서 보습으로, 창을 쳐서 낫으로(사 2:4)'
 
이 구절은 평화에 대해 기록된 하나님의 예언이다. 하나님은 이와 같이 인간들이 칼과 창을 버리고 보습과 낫을 들어 평화의 세상을 이루기를 간절히 원하신다. 인류는 역사상 수많은 전쟁을 경험하고, 제1, 2차 세계대전의 엄청난 상처와 절망을 겪은 뒤에야 이에 대한 반성으로 전세계적인 평화운동을 본격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운동이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및 국방비를 줄여나가자는 '군비축소 운동'이다.
 
매년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한 주간은 유엔이 정한 '군축주간(Disarmament Week)'이다. 전세계 국가의 상호 생존을 위해 무리하게 군비(軍費)를 팽창하지 말고 축소하자는 취지에서 유엔(UN) 창립일인 10월 24일을 기념해 정한 특별주간이다. 이는 군비의 축소가 세계평화를 실현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세계의 한해 국방비는 얼마나 될까?
 
#전세계 군비 1969조 원
 
지난 2011년부터 매년 4월 중순경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조사한 전 세계 군사비 감축 보고서가 발표된다.
 
올해 4월에 발표된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72개국의 2012년 군비지출 총액은 약 1조 7500억 달러(한화 1969조 원)에 달한다. 이 엄청난 규모의 군비는 지난해 경제위기를 맞은 서구 열강의 재정 긴축으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2011년보다는 0.5% 줄은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6820억 달러와 1660억 달러를 지출하면서 1,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러시아가 907억 달러를 지출했다.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은 시퀘스터(Sequesterㆍ자동예산삭감제도)의 발동으로 2년 연속 군비감축에 들어갔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약 7.8%와 16.0%씩 증가했다. 미국은 과거 미-소 냉전 시대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조사대상 전체의 40% 아래로까지 지출이 줄었지만 여전히 비견되는 국가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군사대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영국, 일본,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이 군사비 지출 10권에 이름을 올렸고, 전년보다 1.9% 늘어난 317억 달러를 지출한 우리나라는 이탈리아와 브라질에 이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서방 열국은 각종 긴축정책 등으로 군사비가 감소하는 사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들은 경제발전 자금이 군비로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군비 지출의 균형이 서구 열강에서 그 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전조라고 보고 있다.
 
세계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전세계 군사비 추이가 발표된 후 막대한 군사비 증액이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주기보다는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고, 끊임없는 군사적 긴장을 불러오고 있다며 각국이 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 전세계 군사비 일부로 세계 기아문제 해결 가능
 
세계의 식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세계식량정상회의(World Food Summit)에서는 한해 300억 달러(36조원)면 세계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전세계 군사비의 비율을 조금만 줄이고, 그 금액을 절대적 빈곤으로 고통받는 곳에 식량을 지원하는데 사용한다면 기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96년 11월 처음으로 개최된 세계식량정상회의는 '기아와 영양실조를 퇴치하고, 2015년까지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큰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17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 그 목표는 이루지 못했고, 이후 이어진 2002년, 2008년 두번의 회의에서도 선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의 견해 차만 확인, 원론적 수준에서의 합의만 재확인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들은 제시되지 못해 실망만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전세계 군사비의 일부를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다나카 유 등 3인/알마)'이라는 책에서는 '만약 군사비가 다른 곳에 쓰인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군사비의 일부를 전세계 빈곤 극복 및 기본적 인권 수호를 위해 유엔이 목표로 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달성을 위해 사용할 경우를 가정한 글을 발표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지뢰 제거(33조원): 세계에 1억 개 이상의 지뢰가 묻혀 있고, 지뢰 1개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30만원이 넘는다.
△지뢰 피해자를 위한 의족과 휠체어 제작(3000억 원): 지뢰로 인해 손발을 잃은 사람은 25만여 명. 한해 지뢰로 인한 사상자 2만 5000명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8억명을 위한 1년 식량(100조 원) 지원
△기초 교육 제공(6조 원):무상교육을 위한 건물, 책상, 교과서, 필기용구, 교사 급여 필요
△안전한 식수 제공과 하수도 시설 건설(9조 원):말라리아 같은 열대병 감소
△백신 접종: 개도국 어린이 1명에게 폴리오백신 1회 접종시 80원. 전차 1대 가격은 40억원
△개발도상국 대외 채무 탕감(4백조 원)
△에이즈 대책(10조 원)
 
이 분석은 2004년도에 이뤄진 것으로 약간의 금액적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 군사비의 5%만 사용하더라도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본적 사실은 지금도 변함 없다.
 
지구촌 70억 인구의 대부분은 전쟁 없는 평화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국가들은 자국의 평화, 혹은 세계의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매년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구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무기는 매일 누군가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며, 인류 전체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만들고 있다. 또한, 천문학적인 금액이 군사비로 지출되는 동안 4초에 한명씩 지구촌의 누군가는 굶어 죽어가고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주간만이라도 전세계 국가들의 무기 없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는 참 평화에 대해 깊게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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