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카페 '8과2분의1' 운영, 영화감독 이재인 씨

영화카페 '8과2분의1' 운영, 영화감독 이재인 씨

[ 문화 ] 영크리스찬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10월 24일(목) 09:57

사람 냄새, 영화 음악 문화 신앙이 접촉하는 공간 구상
최종 목적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는 것"
 

   
 

창업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급속도로 이어지며, 샐러리맨의 삶보다는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층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창업은 지금껏 별다른 생계수단이나 노후 대책 없이 은퇴를 맞이해 창업에 나서는 베이비붐 세대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톡톡 튀는 아이템과 자신의 특기와 재능, 꿈과 비전에 기독교 색채를 가미한 창업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며, 당당한 크리스찬이 되기 위해서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미와십자가교회(오동섭 목사 시무)에 출석하는 기독청년, 이재인 씨(32세)도 이렇게 늘어나는 청년 창업 인구 중의 한 사람이다. 씁쓸한 에스프레소가 없으면 아메리카노도 설탕물에 불과한 것처럼 이 씨에게 창업을 위한 열정은 동력이고, 꿈은 목적지와 같다.
 
열정과 꿈의 소유자. 이재인 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22일 서울 성균관대학교 인근, 한 상가 지하에 위치한 영화카페, '8과2분의1'을 찾았다. 향긋하고 진한 가을의 맛을 물씬 풍기는 커피 향을 만들어 내는 이 씨가 바리스타이자, 주인장이다. 그는 독립영화를 제작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개업한 지 4개월 됐죠. 하고 싶은 말을 풀어내는 영화를 만들고 연구하며,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며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미학적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 복합적인 공간을 만들었죠. 그곳이 바로 '8과2분의1'입니다."
 
따뜻한 느낌의 주황색 조명 아래, 벽면이 가득 채운 영화, 철학, 기독교 관련 서적들로 채워진 카페는 미와십자가교회 청년들의 보금자리와도 같다.
 
"평일에는 재즈와 영화 음악을 공부하는 청년들이 모임을 하고, 주일 예배 후에는 미와십자가교회 '아둘람' 청년 모임이 있죠.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좀 더 정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 자신의 삶과 신앙적 고민도 나누고 있어요."
 
인생과 꿈, 신앙과 양심 앞에서 언제나 고민이 많은, 8과2분의1 주인장, 이 씨는 인생의 쓴맛을 이미 여러 번 맛봤다. 여느 청년처럼 취직의 문턱에서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목회자의 꿈을 안고 도전했던 신학원 입학도 어렵게 됐다. 그에게 있어 한 조직의 일원이 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목사님과 상담을 하면서 실패 때문에 위축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결정했더니 용기가 났죠. 그 출발이 바로 영화카페 8과2분의1 입니다."
 
이 씨에게 카페, 8과2분의1은 일어날 일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공간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됐다. 그리고 크리스찬과 비크리스찬이 어울리는 형태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그가 키우고 있는 소망이다.
 
"여길 찾는 손님 대부분은 기독청년이에요. 하지만 앞으로는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함께 고민을 나누며, 영화, 음악, 문화, 신앙에 대한 접촉점을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청년 사장, 이 씨의 최종 목적지는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자'이다. 카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영화 구상은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영화 만드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편 이 씨는 사랑의 인사와 함께 기독청년들을 카페로 초대했다. "도전하다 보면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할 때도 있죠, 하지만 믿음의 사람은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아마 하나님께서 기독청년들이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도전하기를 원하시고 계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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