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키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선교, 키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 교계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10월 21일(월) 13:07
한국교회 파송 6위 통계 큰 의미 없어
"인원 늘리기보다 전략적 조율 힘써야"
해외 파송 선교사 절반 10개국에 밀집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사 파송규모가 세계 6위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크리스채니티 투데이(CT)가 지난 8월 미국의 고든콘웰신학교 국제기독교연구소(CSGC)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해외 파송 선교사 수는 2만여 명으로 세계 6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도에서는 12만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미국이 1위를 지켰고 뒤이어 브라질이 3만 4000여명으로 2위,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순차적으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고 있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채니티 투데이는 보도에서 "한국교회가 선교사 파송 2위였지만 이번 발표에서 6위로 하락했다"고 밝히면서 한국교회의 선교사의 순위 변동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기독교로 분류한 범주에는 개신교회뿐 아니라 로마 가톨릭교회를 비롯해서 동방정교회가 포함되어 있고 심지어 몰몬교와 여호와의 증인 등 이단들까지 포함되어 있어 파송현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도 이번 발표에서는 한국 선교계가 발표한 선교사 파송 2만여 명이라는 수치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순위에 변동이 있다는 점만 부각했다. 매년 선교사 파송 현황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올초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2012년 기준으로 169개국에 2만 5665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고든콘웰신학교 국제기독교연구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기독교의 범주를 지나치게 넓게 잡은 것이 선교사 파송 순위 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장신대 한국일 교수(선교학)는 "고든콘웰신학교의 발표를 보면 조사의 범위가 매우 폭넓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조사결과로 한국교회의 선교사 파송수가 하락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다만 선교사의 파송수가 많고 적다는 건 선교의 건강성 확보에 있어서는 의미가 적은 일인 만큼 한국교회가 보다 건강한 선교를 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건강한 선교'가 선교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특정 나라에 선교사들이 몰려 있는 '쏠림 현상'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KWMA가 올해초 발표한 2012년 통계에 다르면 한국 선교사 2만 5665명 가운데 중국과 미국, 필리핀, 인도, 태국 등 10개국에 파송된 선교사가 전체 선교사의 52.9%를 차지한다. 특히 선교사 파송 1위국인 중국에만 전체의 15.7%인 4039명이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파송 선교사 수만 2011년에 비해 1411명 늘어났을 뿐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쏠림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못한 셈이다. 또 복음화 비율이 낮은 88개국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는 2012년 기준으로 1만 4995명이었으나 이들 가운데서도 59.6%인 8940명이 중국과 일본, 태국 등에 집중됐다. 나머지 81개국에는 6055명이 파송돼 각국당 고작 75명의 선교사가 있는 수준이다. 이에 반해 상위 7개국에는 평균 1277명의 한국 선교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쏠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대는 '종합적인 선교 전략의 부재'가 이유로 꼽히고 있다. 선교한국 파트너스 상임위원장 한철호 목사는 "이런 통계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한국 선교의 목표가 파송 1위가 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면서, "한국교회가 더이상은 전략의 부재로 '주먹구구식 선교를 한다'는 오명을 가져가서는 곤란하고, 선교지 교회와의 전략적 교류를 비롯해서 파송국가를 조정하고 선교사를 재배치하는 일까지 당장 시급한 일부터 개선해 나가야만 건강한 선교를 위한 기틀을 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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