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에 목마른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에 목마른 한국교회

[ 교계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3년 10월 21일(월) 11:12
교회개혁ㆍ작은교회 워크숍, 박람회 잇따라 열려
 
'규모가 큰 교회는 건강할 수 없는가'는 명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행사가 최근 잇따라 개최돼 관심을 모은다. 개혁교회네트워크(운영위원장:오재은)가 지난 20일 인천 구월여자중학교에서 개최한 '이런 교회에 다니고 싶다' 워크숍과 이에 앞서 1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작은 교회 박람회'가 그 것이다.
 
주일 예배시간에 맞춰 진행된 '이런 교회에 다니고 싶다'는 교회개혁을 주창하는 서울 수도권 지역 13개 교회가 연대하는 개혁교회네트워크가 진행해온 것으로 이날 행사는 여덟번째. 통일부총리를 역임한 한완상 장로(새길교회)가 '이런 교회 다니고 싶다'를 주제로 설교했으며 개혁교회네트워크 회원 교회 성도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완상 장로는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살아서 넉넉하게 잘 살다가 죽어서 천당가는 것을 예수 복음의 핵심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면서 "교회의 규모가 클수록 예수복음의 사사화(私事化)와 탈역사화가 진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장로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밑으로부터의 소통 △조직운영과 관리의 투명성 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약자의 발을 씻겨주는 교회가 되려면 큰 교회를 지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돈에 갇힌 교회, 성공에 매인 성도 △건강함을 추구하는 교회들의 보편적 가치 △'더(The)작은교회'로 분립하기 △수평적 교회 이야기 △청년, 교회개혁을 말하다 등을 주제로 소그룹 강의가 진행됐다.
 
한편 19일 감신대에서는 47개 교회 14개 단체가 참여하는 생명평화마당이 주최한 '2013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 박람회'가 진행돼 성장에 몰두하고 대형교회를 꿈꾸는 목회자들에게 "작은교회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생명평화마당은 "한국교회는 '목사의 크기는 교회의 크기에 좌우되다'는 말이 통용되는 가슴 아픈 현실에 직면해 있으며, 평신도들 역시 더러는 목회자를 답습하여 권위적이며,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잃어 가는 중"이라고 진단하고 "교회의 성장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현실 앞에서 고투하는 이들의 노력을 알리고 그들이 갖는 대안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현 한국교회의 현실 가운데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교회가 보여주는 구습에 실망하거나 개혁을 지향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작은교회 운동'과 같은 최근의 '교회 개혁'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존의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가 전략적으로 제휴하면서 깊은 영적인 교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장신대 임성빈 교수(기독교윤리)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포스트모던과 경제 저성장 시대 상황에 대한 몸부림"이라고 분석하고 "초일류 기업과 중소, 강소 기업이 상생하듯이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가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개혁을 말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선교 등의 활동에서 연대할 수 있도록 기존의 노회와 시찰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은 교회에 대해서도 "대형교회에 대해 배타적이기 보다는 보완적이고 공동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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