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역 트랜드 '융합과 통섭'

새로운 사역 트랜드 '융합과 통섭'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10월 07일(월) 10:03
'1+1=1000' 이라고?
기술ㆍ인력ㆍ프로젝트의 차용ㆍ공유 급증
교회 등 기독교계도 효과적 활용 기대
 
세계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융합'과 '통섭'이라는 말이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기술, 음악과 문학, 철학과 자연과학이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러한 '이종(異種)간의 협업'은 '1+1^2'가 아닌 '1+1^1000'이라는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 시대의 키워드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더해, 한 분야만 바라보는 전문가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이를 재탄생 시켜 본인만의 아이덴티티로 활용하는 융합형 지식인을 뜻하는 '브리꼴레르(Bricoleur)'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이야기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융합과 통섭의 중요성에 대한 반증이라 하겠다.
 
'녹아서 하나로 합친다'는 뜻을 가진 '융합(融合)',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뜻의 '통섭(統攝, consilience)'은 이제 기업이나 학문, 문화예술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예측 못한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통섭과 융합이 강조되는 현상은 사회봉사나 해외구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적인 예로 비영리단체로서 봉사 혹은 구호단체들은 최근 기업체 등 영리단체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홍보 및 마케팅 노하우를 단체에 적용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왜냐하면, 홍보 및 마케팅은 비영리단체에서는 회원들의 수와 후원금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흔히 구호 NGO의 메이저로 분류되는 월드비전,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등에서는 아예 홍보 및 펀드레이징 부서를 따로 두고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내부인사를 교육시켜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보 및 마케팅 분야 뿐 아니라 대표 혹은 주요 임원 자리까지 기업체 출신의 인사가 맡게 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 한 예로 몇년 전 미국월드비전에서 기업가 출신의 리처드 스턴스 회장을 영입했고, 그 뒤를 이어 한국월드비전에서도 지난해 기업가 출신의 양호승 장로를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사의를 표명한 한국기아대책의 정정섭 회장의 후임으로 어떠한 인재가 선임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원의 경우는 그 예가 더 많다. 메이저 구호 NGO의 경우 새로 임명되는 본부장이나 부회장의 경우 기업체 출신 인사들이 임명되는 경우가 최근들어 잦아지고 있다.
 
인적인 분야뿐 아니라 사업과 프로젝트에서의 이종 간 융합과 통섭의 예는 무궁무진하다.
 
총회 문화법인(이사장:지용수)은 최근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화법인은 최근 극단을 섭외해 연극표를 얻어내고, 봉사단체와 접촉해 그 봉사단체가 사역하는 소외된 이웃을 초청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자주 진행하고 있다. 이때 교회나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얻어내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한다.
 
한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적게는 2~3곳, 많게는 4~5곳의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는 단체들을 묶어내는 것이다. 이를 문화계에서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공동작업, 협력, 합작'이라는 뜻으로 주로 '이종(異種)간의 협업'을 이야기할 때 많이 쓰이는 용어다.
 
굿네이버스에서는 최근 기업 및 KOTRA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제3세계에 필요한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부유한 소수의 이용자가 아닌 가난한 다수의 이용자를 위한 적정기술에 대한 가치를 알고, 이 분야 발전을 위해 힘쓰는 전문가들이 개발도상국에 꼭 필요한 기술을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기술과 현지 시민사회 단체 영역과 접목해 '적정기술을 통한 해외 사회적기업'의 발전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기업, 제3세계 시민단체와의 3자 협력인 것이다.
 
월드비전도 기업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찾고, 또 이루고자 노력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아탐색프로그램, 전문 멘토와의 만남, 직업 체험, 여름 방학 캠프 등을 통해 스스로 꿈을 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드림스쿨'의 경우 융합과 통섭이 이뤄지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월드비전은 지역 사회복지 기관과 협력해 대상 청소년들을 선정하고 기업체의 후원을 받으며, 연예인, 요리사, 변호사 등 재능기부자들을 활용해 청소년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이외에도 야구팀과 연계해 야구장 관람객을 대상으로 해외아동후원 홍보 및 페이스페인팅 진행하기도 하고, 후원자들을 모집해 지구촌의 고통받는 아동들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기아대책의 경우도 기업 등 영리단체와의 다양한 협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극단과 협약을 맺고 뮤지컬 공연의 티켓 판매금 일부는 병마에 시달리는 아동을 돕고, 관객들에게 공연 관람 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소외계층 돕기 프로젝트도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골프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골프 관련 업체들에게 후원을 이끌어내고 지역의 사회복지관으로부터 유소년들을 추천 받아 골프교실을 열기도 했다.
 
이러한 융합과 통섭의 트렌드는 이제 교단과 교회에도 불고 있다. 본교단 사회봉사부의 경우 교단이라는 영역을 벗어나 기업과 정부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위해 NGO단체를 설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NGO 등록시에는 정부기관 및 영리단체와의 프로젝트 협력이 용이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다양하고 내실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등 영리와 비영리의 융합은 이제 필수적인만큼 NGO들은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로 타 단체 및 기업, 개인과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융합과 통섭,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에도 꼭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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