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디아코니아 신학세미나

WCC 디아코니아 신학세미나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9월 05일(목) 11:40
에큐메니칼 봉사신학을 말하다
"기부자나 수요자 모두 동반자"
에큐메니칼 나눔 행동은 불의의 원천 제거해야
 
   

"'봉사는 교회의 사회적 참여가 아니라 봉사, 그 자체가 이미 신앙고백의 행위이고 복음증거의 행위이며, 예배의 일환(liturgy after liturgy)'임을 에큐메니칼 운동의 초기에 이미 인식하고 시작했다. 봉사는 신앙 외적인 문제가 아닌 신앙 내적 문제라는 인식이 에큐메니칼 봉사신학을 이해하는데 첫 번째 중요한 점이다."
 
지난 2일 동숭교회(서정오 목사 시무) 안디옥실에서 열린 WCC 디아코니아 신학세미나에서는 1925년 WCC 태동기부터 중요하게 거론된 디아코니아 관련 문서들을 번역하고,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용과 응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기획위원회가 주최하고, KD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 WCC 문서 종합해설을 한 박성원 목사(WCC 중앙위원, 한국준비위원회 기획위원장)는 WCC가 채택한 디아코니아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역사적 문서 5가지를 분석하며, 봉사에 관한 WCC의 시각과 견해를 소개했다. 이날 분석된 5가지 문서는 △192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세계기독교대회에서 채택된 '삶과 일' 메시지 △1966년 영국 스완위크에서 열린 교회간 원조 세계대회 요약보고 △1986년 싸이프러스 라나카에서 열린 WCC 세계봉사협의회 선포문(라나카 선언) △1987년 스페인 엘 에스코리알에서 열린 WCC 세계봉사협의회에서 채택된 정책문서(나눔의 가이드라인) △2012년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WCC 봉사신학협의회에서 채택된 문서(21세기 봉사의 신학적 근거).
 
박 목사는 이날 소개한 5개의 문서 중 1987년 스페인 엘 에스코리알에서 열린 WCC 세계봉사협의회에서 채택된 정책문서, 일명 '나눔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가장 중요한 문서"라고 강조하며, "현재 WCC의 디아코니아는 1987년 때의 그것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는 이 문서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눔의 가이드라인' 문서는 총 13가지 항목의 다짐으로 열거되어 있는데 이것은 다시 △앞으로의 디아코니아는 세계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가치 체계 세우기'로 나아가야 할 것 △수혜자, 시혜자의 부당한 구분을 완전히 끊기 △가난한 자와 억압받는 자, 그리고 교회와 사회에서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그들의 조직과 연대하여 투쟁할 것 등 3가지로 압축된다는 것이 박 목사의 설명.
 
이를 다시 말하면, 불의의 원천인 뿌리는 건드리지 않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현상에 대한 응답만으로서의 디아코니아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디아코니아이므로 에큐메니칼 나눔의 행동은 이 차원을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는 어떤 절대적 기부자도, 절대적 수요자도 없는 모두가 충족되어야 할 존재로, 우리가 가진 것의 나눔에 있어서 모든 것을 놓고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의사결정에 모두가 참여하는 동반자적 구조로 가야한다는 것이 이 문서의 핵심이다.
 
또한, 박 목사는 '나눔의 가이드라인'이 선언되기 한해 전에 채택된 1986년 라나카선언의 내용을 설명하며 "자원은 개인이나 어떤 국가, 어떤 특정한 계급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세상 모두에게 주신 것이므로 모든 사람들이 그 소유권에 대한 결정권과 사용권이 있다고 지적했다"며, "이 문서에서는 기독교인이 부당한 구조와 체제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면 공범자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목사는 "라나카선언에서는 정치적 억압, 경제불의, 사회적 소외, 문화적 압살 등에 대한 세계 민중들의 투쟁을 '예언적 봉사'라고 지칭하고, 예언적 봉사 속에 투쟁하는 민중들과 동일화하고 연대할 비전을 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의 강연 이후 순서에서는 장상 박사가 '디아코니아에 대한 성서적 성찰'을 주제로, '하나님을 사랑하라'와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 교훈의 핵심에 대해 "두 계명의 관계가 예배와 봉사의 관계로 이해되고 실천되어 왔다면 예배와 봉사는 구별은 되나 서로 분리될 수는 없다"고 설명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이 간과된 봉사, 이웃 사랑하는 행위가 간과된 예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WCC 디아코니아 신학에 대해 각 교단의 사회봉사 실무 책임자들과 현장의 목회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교단과 현장의 관점에서 자신들의 의견과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