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회는 3무(無)ㆍ3필(必) 총회로!

이번 총회는 3무(無)ㆍ3필(必) 총회로!

[ 교단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8월 29일(목) 15:34

그곳에서 '하나님의 거룩' 느껴졌으면…
 
교단 총회는 매회마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총회는 역사적인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열리는 만큼 더욱 뜻깊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교회는 대사회 이미지 하락과 교인수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킬 계기를 모색하고 있어 본교단의 행보는 교계와 사회에 큰 의미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또한 지난 회기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 운동 10년'을 선포한 본교단이 얼마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가는 앞으로 이 운동의 성공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보는 '이번 총회에서 사라져야 할 3가지'라는 주제를 놓고 기자들 간 토론을 거쳐 다음과 같은 3가지를 꼽았다. '쓰레기', '막말', '이석(移席)' 등이 그것. 본보는 이러한 세가지가 없어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3무(無)'라 지칭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사라져야 할 3가지
 
본보가 이번 총회에서 첫번째로 없어져야 할 것으로 꼽은 것은 바로 '쓰레기'이다. 매번 총회마다 총회 장소에는 엄청난 쓰레기들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 총회 석상에는 총대들에게 배부되는 자료와 회의록을 비롯해 먹고 난 음료수병, 먹다 남은 간식 등의 쓰레기가 나뒹구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 '쓰레기를 줄이자'는 말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나 가르쳐야 할 것 같은 '기본'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교단을 더욱 든든히 세우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쓰레기를 줄인다는 의미는 '녹색총회'를 지향하는 본교단이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명성교회 총회 준비위원장 이원희 장로는 "매 총회마다 총회 장소를 제공한 교회들은 사실 많은 양의 쓰레기를 치워야 했을 것"이라며 "각 노회에서 본교단을 대표해 오신 총대들인 만큼 쓰레기를 최소화해서 환경보호와 준법정신 수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없어져야 할 두번째 요소는 '막말' 혹은 '고성'이다. '말'이란 표현 되어진 생각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행위이다. 총회를 대표하는 이들의 언어 수준은 우리 총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해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막말을 하는 행위는 나와 다른 이를 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는 것이다. 또한, 회의장을 시끄럽게 만드는 '고성'은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나의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행위이다. 다시말해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의견교환을 방해하는, 회의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이의용 교수(국민대 교양과정부)는 "흔히 성(聖)총회라는 말을 쓰는데 거룩한 총회가 되기 위해서는 총회 석상에서 주고 받는 모든 말도 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에서 주고 받는 말의 범위를 벗어나면 안된다"며, "예수님께서도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고 하신 것처럼 우리의 행실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고성과 막말을 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내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려는 것인데 이는 효과적인 측면에서도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하고 "커뮤니케이션학에서도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은 친절하게 말하는 것이고, 이러한 예는 예수님께서 일찍이 보여주셨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총회에서 사라져야 할 세번째 요소는 '이석(移席)'이다. 이석은 사실상 총회 첫날 부총회장 선거가 끝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총회의 대표로 파견된 총대가 가장 중요한 안건들이 논의되고 결정되는 회의 장소를 떠나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총대들은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총회에서는 총회 마지막 날 저녁회무 시간에는 대부분의 총대들이 자리를 떴지만 여수노회의 총대들이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수노회 노회장 최석곤 장로는 "총대가 자리를 총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비록 총회가 끝나고 여수까지 내려가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올해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교단 대표로서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번 총회, 반드시 필요한 3가지
 
이번 총회에서 사라져야 할 3가지와 함께 본보는 반드시 있어야 할 3가지도 함께 논의해 보았다. 자체적으로 '3필(必)'로 명명한 세 요소들은 '경건한 예배', '건설적인 토론', '섬김과 배려'다.
 
'3필'의 첫번째 요소는 '경건한 예배'다. 본교단 총회는 회의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7년마다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같은 경우는 회의 중심의 총회가 아닌 예배 중심의 총회로 진행된다. 이는 인간들의 논의보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WCC의 신학이기도 하다. 총회 또한, 교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마음을 모아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 속에서 성령의 능력을 통해 하나되는 경험을 한다면 총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번째로 선정한 요소는 '건설적인 토론'이다. 향후 교단의 방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발자국 없는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심정으로 고민하고 기도하며 사안들을 결정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총대들은 총회의 이슈들과 중요 사항들을 숙지하고 고민한 후 총회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요소는 '섬김과 배려'다. 피곤한 일정 속에서 이해와 의견을 달리하는 안건을 다루다보면 신경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섬김과 배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서 성숙하고 성공한 총회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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