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선교부 독립, 관련 부서들 입장차

농어촌선교부 독립, 관련 부서들 입장차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3년 08월 14일(수) 13:49
협력 통한 고효율 개혁 기대
 
제98회 총회를 앞두고 기구개혁, 구체적으로는 농어촌부 독립을 둘러싸고 '독립'과 '업무재조정'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구개혁위원회(위원장:이정환)가 현 군농어촌선교부(부장:정헌교)와 국내선교부(부장:이상섭) 업무를 재분장해서 농어촌도시선교부와 군경특수선교부로 나누는 개혁안을 확정했으나 군농선교부와 국내선교부는 물론 노회들까지 나서서 '농어촌부 독립' 또는 '현행대로'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농어촌부 독립을 가장 먼저 입장을 표명한 총회농어촌목회자협의회(회장:김승한, 이하 농목)는 기구개혁위 결의가 알려지자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농어촌부는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목은 "3000 농어촌 교회를 위한 전문 부서가 있어야만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면서 "농어촌 교회와 도시 교회가 상생하는 생명목회를 위해서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목은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제97회 총회를 앞두고 7월과 9월에 각각 '성명서'와 '총대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농어촌부가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농목의 성명에 힘을 입은 군농선교부도 지난 13일 긴급하게 실행위원회를 열어 농어촌부의 독립을 제98회 총회에 청원하기로 결의했다. 군농부는 이날 확정한 회의록에서 "농어촌선교부 단독 분리안을 실행위원회 결의사항으로 헌의하기로 결의하다"고 명문화했다. 군농선교부장 정헌교 목사는 이날 실행위원회 직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구개혁위원회의 결정은 바닥의 정서를 모르는 어이없는 발상에 의한 결정"이라고 못박았다.
 
정 목사는 "기구개혁위가 총회 위의 기관이 아닌데도 수임안건을 넘는 결정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했다. 총회의 수임안은 '농어촌선교부의 독립을 연구하라'는 것인데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그는 "농어촌선교부는 반드시 독립시켜야 한다고 다시 한 번 더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내선교부장 이상섭 목사도 군농부와 입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군농부 실행위원회 결의를 보고받은 이 목사는 국내선교부의 입장에서 "이미 국내선교부와 군농선교부로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굳이 농어촌도시선교부와 군경특수선교부로 나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선교부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내선교부가 일을 잘해오고 있는데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구개혁위원회는 왜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개혁안을 내놓은 것일까. 제98회기 기구개혁위의 활동을 되돌아 보면 지난 1년간 기구개혁위원회는 총회 수임안건인 농어촌선교부 독립에 대한 안건을 연구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회의를 모일 때마다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이 문제를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출한 것이라면 기구개혁위의 결론도 탁상공론이라거나 부실연구로 결론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위원장 이정환 목사는 기구개혁위의 결론에 대해 가해지는 △농어촌선교부의 독립을 원하는 바닥의 민심을 반영하지 않은 결론 △수임안건의 범위를 넘은 월권행위라는 두 가지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정환 목사는 우선 자신이 농촌교회에서 30년 이상 목회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농촌교회를 잘 안다는 것을 전제로 설명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농촌교회의 개념이 애매모호해졌다. 지역 사회 교회의 수와 규모에 따라 농촌교회로 분류하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다. 농어촌선교부 유무에 따라 선교가 되고 안되고의 문제는 아니다. 노회의 교회자립화위원회 역할이 농촌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자립화위원회의 업무를 농어촌도시선교부가 담당하도록 한 것이 어떻게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인가. 기구개혁위원회는 심도있는 연구와 폭넓은 심의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총회 기구개혁의 대원칙을 지키고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한편 농어촌 교회의 현실을 십분 배려한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 목사는 또한 기구개혁위원회가 월권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구개혁위원회는 수임안을 연구하는 것 외에도 독자적으로 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구개혁위의 결론이 '최선의 차선'이었음을 강조했다. 총회의 상임부서 한 개를 운영하기 위해 연간 10억 원이 투입된다는 것을 가정하면 기구개혁위의 결론은 총대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농어촌선교부와 군선교부를 둘러싼 총회 기구개혁의 논제는 10여 년을 넘어서고 있다. 수년간의 힘든 연구 끝에 두 부서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기구개혁에서 군농부의 실무책임(총무)을 농목 출신이 맡느냐 군목 출신이 맡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다만 대부분의 총대들은 총회 안에서는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삼겹줄'과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라'는 성경의 논리가 힘을 얻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워 하고 있다. 사람의 힘 겨루기와 진영논리가 횡행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양식있는 총대들의 지혜로운 판단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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