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니라 '정'을 모으는 펀드레이저

'돈'이 아니라 '정'을 모으는 펀드레이저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7월 22일(월) 11:05
기부활동 독려ㆍ기획, 미국 내 10만 명 활동 중
시장 평가, 모금방향ㆍ계획ㆍ실행ㆍ전략까지 책임
사후 관리를 통해 피드백, 추가 기부도 끌어내
 
최근 비영리기관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어떤 분야일까?
 
바로 펀드레이징 분야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부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선단체나 개발NGO를 비롯 공공기관과 대학, 병원,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단체 등에서 전문적인 펀드레이저를 고용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교회에서도 NGO를 설립해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고, 교회를 기반으로 하거나 목사들이 목회적 마인드로 설립하는 사회봉사 및 사회선교를 하는 단체들이 수없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계에서도 만성적인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NCCK나 한국교회연합 같은 연합단체를 비롯해서 각 교단 총회 및 산하단체들, 교회와 교인들을 기반으로 한 단체들도 전문적인 펀드레이징을 고려해볼 상황에 있다고 하겠다.
 
전문가들은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거대한 트렌드 속에서 이제 고생하며 모은 전재산을 기부하러 오는 고마운 '김밥 할머니'나 '폐지 줍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펀드레이징의 시대는 갔다고 단언한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 펀드레이징 전문업체나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모금전문가 양성 코스 등에는 비싼 등록비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펀드레이징 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기부 선진국인 미국 내 펀드레이저는 대략 10만 명이 활동 중인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전문적인 펀드레이저의 중요성을 깨닫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단계다.
 
우리는 흔히 '펀드레이저(fundraiser)'라고 하면 단순히 소속 단체나 사역을 위해 돈을 끌어다모으는 사람 정도로 생각을 한다. 사전적 정의를 알기 위해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펀드레이저'로 검색해보니 '사용될 기금의 목적과 필요한 자금 규모를 분석해 개인과 단체의 기부활동을 독려하고 기부가 이뤄지도록 기획하는 직업 또는 관련 전문가를 일컫는다(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2013, 박문각)'라고 되어 있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것처럼 펀드레이저는 한 분야의 전문가다. 돈을 모금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부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귀중한 기부금이 어떻게 의미있게 사용되는가를 알 수 있게 하고, 사역단체의 입장에서는 단체의 사역을 위한 기금을 효율적으로,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직업인 것이다.
 
펀드레이저는 비영리마케팅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일반시장의 요구를 분석해야 하며, 동시에 모금 단체의 목적을 명확히해야 한다. 또한, 기부 시장을 평가하고, 모금방향을 결정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며, 이를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실제로 잠재기부자와 접촉해 기부를 제안하고, 기부를 받은 후에도 사후 관리를 통해 피드백을 주며,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차후 추기 기부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종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펀드레이저의 역할은 일반 기관에서 진행하는 모금전문가 양성과정의 커리큘럼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최근 모금전문가학교를 통해 펀드레이저들을 양성하고 있는 희망제작소의 심화과정의 커리큘럼을 보면, △나의 모금 브랜드 만들기 △전략적 모금 계획 세우기 △모금 명분 개발 △모금 프로그램 개발 △타겟 기부자 조사 △모금리더십 △기부 피라미드 만들기 △기부자 설득을 위한 제안서 노하우 △요청의 기술 △모금가의 윤리와 책임성 등이다.
 
이렇게 펀드레이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각 단체마다 펀드레이저를 고용하거나 펀드레이징 전문업체에 컨설팅을 받는 단체가 늘고 있다. 반면, 소규모 비영리단체에서는 펀드레이징의 필요는 절실한데 방법을 모르고 이러한 쪽에 정보가 없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계에서 소규모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한 목사는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규모 비영리단체의 경우 실무자나 대표가 모금전문가 과정을 등록해서 수강을 하거나 소규모 엔지오를 돕는 또 다른 엔지오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컨설팅을 받거나 CMS 후원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기독교재단법인 한빛누리 같은 단체에서는 작은 기독교 NGO를 위해 컨설팅을 해주거나 공동모금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한빛누리측은 "작은 기독교 엔지오를 지원하는 엔지오로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를 원하는 엔지오는 협력신청을 하면 심사 후 도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기독엔지오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본 재단 사역의 목적인만큼 이러한 가치에 동감하는 엔지오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외에도 도움과나눔(대표:최영우)이나 희망제작소 같은 단체에서는 정기적으로 모금전문가 과정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이러한 과정에 등록하면,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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