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홀서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 김지은 씨

카네기 홀서 연주한 '천재 피아니스트' 김지은 씨

[ 문화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3년 07월 18일(목) 14:48
피아노 독학한 이상한 연주자? 말씀에 순종하는 복음 연주자!
전국 투어로 한국 활동 박차
 
   

"오늘밤 저는 이사도라 킴의 혼을 빼놓는 연주를 카네기 홀에서 보았습니다. 그녀의 연주는 무대, 오케스트라, 피아노를 압도했고… 관객들의 턱을 빠뜨릴 정도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트릴, 그녀의 테크닉, 그녀의 탁월한 강약, 그리고 그녀의 속도는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연주라면 랑랑의 연주였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시계를 되감기해서 오늘밤 음악회에 가보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이사도라 킴의 다음 연주 장소 행 비행기 표를 예약하세요! 꼭 지금 당장!"(2011년 11월 카네기 홀 공연을 본 한 블로거의 연주평)
 
지난 2010년 가을에서 겨울무렵 홍대의 어느 한 연습실에서 '천재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김지은 씨(영어이름 이사도라, 신촌 아름다운교회)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앳된 소녀의 모습이었지만 그가 발산해 내는 열정적인 에너지는 너무 뜨겁고 진해서 문뜩 이 어린 소녀가 세상을 얼마나 깜짝 놀라게 할지 궁금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단 한번도 제대로 된 피아노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이 혼자 유튜브 동영상만으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대가들의 연주를 배웠고, 자신만의 느낌으로 색다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연주하는 어린 소녀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 그녀는 카네기 홀에서 연주회를 열기로 되어 있었고, 대관료 등의 문제로 연주 투어를 다니면서 후원금을 마련할 때였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해 1월 학력도 배경도 학벌도 없는 무명의 피아니스트 연주회는 2000 명이 넘는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10분이나 이끌어낼 정도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4살때 아버지를 따라 베트남으로 이민 간 이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피아노학원도 다닐 수 없어서 매일 6~8시간씩 유튜브 동영상으로 대가의 연주를 연습했고, 자신의 연주를 다시 올리는 방법으로 피아노를 배웠던 어린 소녀에게 이제 탄탄대로의 미래만 남을거라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카네기 홀 연주 이후 그녀의 소식은 없었다.
 
지난 7월 말 연일 계속되는 장마로 후텁지근한 날씨에 지쳐 갈 무렵,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 때 그는 "제가 힘든 것은 괜찮았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연주비를 마련하려고 여기저기 굽신거리며 무시를 당하는 것은 볼 수 없었어요. 이제 피아노를 그만 둬야겠다고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다짐했었어요. 역시 피아노는 부자집에서만 할 수 있는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아버지와 함께 베트남으로 돌아가 여느 여고생처럼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기도 중 문득 "예수님께서 내게 '나의 분노와 나의 슬픔과 나의 사랑, 이 모든 것을 사람들에게 전해줄 것'을 원하시는 마음이 들었고, 피아노를 칠 수 없다면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다시 2011년 작곡을 시작했고, 학비가 전액 무료인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음대에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유학문제며 학업문제 등으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이스라엘 장애인시설이나 요양원에서 봉사할 자원봉사자로 떠날 기회가 왔고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다.
 
   
"그 때 하나님께서 내 모든 것을 버리게 하셨다. 비행기 티켓을 위해 피아노를 팔았고, 부모님과 떨어져 처음으로 독립을 했고, 사랑하는 친구들 모두와 이별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 안의 내가 너무 커서 나를 바닥까지 낮추시려고 하시는 그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8개월 동안 이스라엘에서 봉사하고 예배하며 기도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한국에 대한 비전을 품게 하셨고, 드디어 나를 다시금 피아니스트 김지은으로 서게 하셨다."
 
지난 6월 그는 다시 한국 땅에 섰다. 하나님이 맡겨주시는 것이라면 그 어떤 핑계도 없이 순종하겠다고 기도했다. 주님 쓰시고 싶으신대로 마음껏 써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런 그녀를 하나님은 한국으로 보내셨고, 드디어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피아니스트'를 제자리로 갖다 놓으신 것이다. 다행히도 3년 전 카네기홀 연주 전부터 많은 지원을 해주던 에이치스엔터테인먼트 은희승 대표의 도움으로 한국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책 출판부터 전국 투어, 영화제작 등 활발한 계획이 준비중이다. 얼마전 SBS의 '스타킹'에도 유튜브로 독학한 피아니스트로 녹화를 마쳤다.
 
지금까지 그 어느 것도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이 없다는 그녀. 스스로를 '이상한 피아니스트'라 칭하는 그녀가 길고 긴 시간을 돌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저는 유명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땅에 묻어만 두지 말고 하나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복음을 전하는 날이 그 사람에게는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누군가 저를 통해 꿈을 포기 하지 않고 살아내야지가 아니라 저 사람처럼 내 인생을 하나님께 바쳐야겠다는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비전이고 목표입니다. 제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그녀는 오늘도 연습실에 있다. '천재 피아니스트 김지은'의 당찬 꿈이 꼭 실현되기를 그의 연주를 들으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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