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좌담] WCC 부산 총회를 말한다

[특집 좌담] WCC 부산 총회를 말한다

[ 교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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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7월 01일(월) 11:47

성경에 따라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교회들의 교제
오는 10월 전 세계 교회 한 자리에 모여 '생명ㆍ정의ㆍ평화' 함께 고찰
타종교와의 대화,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있어선 절대 타협 없어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오는 10월 30일 개막한다. 총회를 앞두고 교인들에게 WCC 총회를 홍보하고 WCC를 둘러싼 오해들에 대해 명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김삼환)와 본보를 비롯해서 기독교 타임즈와 기독교연합신문 국민일보, CBS CTS C채널 굿TV 등 8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두 차례의 좌담회를 마련했다.
 
첫 좌담회는 지난 24일 목동 CBS에서 진행됐으며, 김학중 목사(꿈의교회)의 사회로 본교단 총회장 손달익 목사(서문교회)와 이화여대 전 총장 장상 목사, WCC 중앙위원과 실행위원을 지낸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학중 : WCC 제10차 총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이 총회를 어떻게 잘 치를것인지 고민하면서 좌담회를 마련했다. 박종화 목사와 장상 목사, 손달익 목사가 자리했다. WCC 제10차 총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어떤 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인가.
 
손달익 : 1948년에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WCC 제1차 총회가 열렸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2차 대전이 끝나고 온 세상이 비탄에 빠져있던 시기이다. 당시 세계교회는 이 모든 갈등들을 종식하고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기 위해 WCC를 조직했고 지금까지 인류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때부터 WCC는 교회 안의 문제를 넘어서서 전 세계 문제를 다루고 신앙인의 시각으로 대답하기 위한 근거들을 성경에서 찾아왔기 때문에 세계사적인 의미 속에서 10차 총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정교회와 오순절교회는 물론이고 로마 가톨릭교회도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자연스레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학중 : WCC 총회가 결국 시대의 화두를 다룬다는 것인데, 역대 총회들이 가진 의미를 소개해 달라.
 
박종화 : 창립총회가 중요하다. 1948년 열린 1차 총회의 주제가 '인간의 무질서와 하나님의 섭리'였다. 하나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전쟁으로 무질서된 세계를 바로잡자는 뜻을 담은 것이었다. 결국 하나님의 구원계획에 따라 일치를 이루자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미국 아이젠하워 정부의 국무장관이던 존 포스터 덜래스(John Foster Dulles)가 WCC 창립 총회에 와서 "세계교회의 마샬 플랜 같은 걸 만들자"고 제안했을 정도로 세계대전 후 WCC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대단했다. 이 같은 창립 총회 때의 정서에 따라 지금도 WCC는 봉사가 엄청나게 활발하다. WCC 출발 때의 '전쟁 후 세계구원에 힘을 합치자'는 뜻이 지금도 살아있다. 그때부터 국제기구적 성격이 굳어진 것이다. 특히 1961년 뉴델리에서 열린 제3차 총회 때는 동방교회의 뿌리인 정교회가 WCC에 가입했고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기독교의 집결체가 되었다. 이후 로마 가톨릭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WCC 신앙과 직제 위원회에 정식회원으로 참여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김학중 : 제10차 총회 장소로 왜 한국의 부산이 선택된 것인가.
 
장상 : 21세기 두번째 10년을 맞이하면서 한국이야말로 시대를 분별하는 상황적인 의미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분단상황이고 정전 60주년 되는 시점에 와 있고 또 핵문제도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지중해에서 시작된 기독교회가 대서양을 거처서 태평양으로 오는데 그 중에서도 동북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종교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평화롭게 지내지만 세계에 나가보면 종교 갈등이 보통 아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교회야 말로 하나님이 세계 기독교를 위해 쓰시려는 공동체가 아닐까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대적인 요구, 그것이 결국 부산을 총회 장소로 선택한 이유라고 본다.
 
김학중 :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라는 이번 총회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손달익 : 이 주제가 선정된 이유는 결국 정의와 평화, 생명의 문제가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선교적 과제라는 당위성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의 위기 상황이 담긴 것이다. 특히 한반도가 총회 장소로 선정된 것도 열강들이 각축하는 동북아의 현실과 분단의 현실 속에서 평화라는 주제를 다루기에는 가장 좋은 장소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경공부를 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께서 이 시대에 주시는 가르침을 겸허하게 경청하는 일이 총회 기간 중 진행될 것이다.
 
김학중 : 이번 총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다뤄지나
 
박종화 : 총회에서는 신학 토의뿐 아니라 판문점을 방문하는 등 분단의 현실을 느낄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특히 안건에서만 보면 크게 2가지가 다뤄지는데 바로 생명 정의 평화를 논의하고 두번째는 선교를 잃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총회 중 매일 진행될 예배와 함께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특수성을 반영한 수요예배와 새벽기도, 통성기도도 진행된다.
 
김학중 : 일반인들도 총회에 갈수 있나.
 
손달익 : 열린 프로그램들이 많아 일반성도들이 참여해 대화하고 교제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마당'이다. 마당의 의미처럼 세계교회 대표들이 '마당'에 모여서 다양한 교류를 할 것이다. 또한 WCC는 85개의 전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국 교회 교인들이 많이 찾아오셔서 마당에도 참여해 주시고 전시회와 예배에도 참여해 세계교회 대표들과 함께 드릴 수 있다.
 
김학중 : 하지만 WCC 총회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WCC가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주장했다거나 성경의 권위를 부정한다고 말하는데.
 
손달익 : 기본적으로 WCC는 전 세계 다양한 교회들이 모인 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자유롭게 토론되는 곳이다. 선교나 구원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동성애 문제도 어젠다로 다뤄지는데 이 모든 것들을 WCC의 공식입장으로 보는 건 넌센스다. WCC의 입장이나 선언 등은 최종 문서를 통해서만 발표하는 것이다. WCC가 종교 간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이와 동시에 개종전도 금지조항이 여러 오해들을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타종교와 대화하는 것은 복음의 근본을 무시하고 양보하면서까지 대화하자는 게 아니다. 특히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건 들어본적도 없다. 종교 간 갈등을 유발하면 남는 건 전쟁 뿐이다. 기독교가 아주 소수인 국가에서 그 교회 교인과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선 타종교와의 대화가 중요하다. 또는 종교 간 협력으로 국가를 위해 큰 일도 할 수 있다. 우리의 3ㆍ1 만세운동을 봐라. 기독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타종교인들이 협력해 큰 일을 해냈다. 종교 간 대화를 나쁘다고만 할 수 있나? 이와 함께 WCC가 종교다원주의로 오인되는 이유가 바로 개종전도금지 조항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2011년 WCC뿐 아니라 세계복음주의연맹(WEA)와 로마 가톨릭이 공동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같은 기독교인끼리 전도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리교엔 구원이 없으니 장로교로 오라"는 식이다. 종교다원주의와는 완전히 관련이 없다. 지나친 오해다.
 
장상 : WCC 제4차 웁살라 총회 때 보고서가 나오기를 "타종교와 대화할 때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인하는 것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 우리가(기독교인들이) 산꼭대기에서 우리끼리만 사는 게 아니다. 따라서 대화를 안하면 안된다. "내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어찌 대화 없이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구원의 문제와 그리스도의 유일성에 있어서는 타협이 없는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일은 없다.
 
김학중 : 가장 골치아픈 문제 가운데 하나가 동성애 지지나 동성결혼 지지 등이다.
 
박종화 : WCC는 재정문제하고 직원들 인사문제가 있을 때는 투표해서 과반수로 결정한다. 하지만 신앙의 문제에 관해서는 투표가 없다. 만장일치제를 정하고 있다. 이를 '컨센서스'(concensus)라고 한다. 따라서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는 토의내용은 결의문에 넣지 않는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WCC의 주장이라고 하는 건 별개다. WCC는 성경에서 말하는 남녀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그 범주 안에서 대화하는 것일 뿐이다. 한마디만 더 하자.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받는다'는 의미의 기독교 용어다. 불교용어가 아니다.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건 언어적으로 틀렸다. 제발 혼돈해서 적용하지 말라. WCC가 이단개입과 구원의 문제 등이 있었으면 여태까지 존속할 수 없었다.
 
김학중 : WCC가 성경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이건 무슨 말인가.
 
장상 : '세계교회협의회는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하며, 성부, 성자, 성령의 영광을 위하여 공동의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이다'. 이것이 바로 WCC의 헌장 1조다. WCC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참 불가능한 이야기다. 회원교회 중 어느 누구라도 WCC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아있겠느냐. 어불성설이다.
 
김학중 : WCC가 용공이라는 비난도 있다.
 
손달익 : 용공이라는 용어는 인화성이 있다. 메카시즘 열풍이 그랬고 메킨타이어가 역사 속에서 그랬다. 과거 동유럽 국가들이 공산주의이던 때 그 나라 교회들이 WCC 회원이었던 사실을 두고 "그 교회들도 용공 아니겠는가"라면서 WCC를 용공으로 몰고 갔다. 또한 아프리카에서는 흑인들이 인종차별철폐 운동을 활발하게 했고 WCC는 당연히 흑인들을 지지했다. 자연히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거나 여전히 가지고 있던 보수적인 유럽 기독교 국가들과 상반되는 입장에 섰다. 여기서 용공시비가 또 생겼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동유럽이 민주화되는데 교회가 가장 적극적이었던 걸 알고 있다. 바로 교회가 용공이 아니었다는 반증이었다. 아프리카 인종차별 철폐운동도 보자. 교회가 인종차별 을 지지해야 하나, 아니면 철폐를 지지해야 하나. 만델라가 인종차별철폐 운동할 때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그를 마귀라고 했다. 그가 마귀냐? 결국은 WCC를 용공으로 몬 것은 당시 정치 상황에서 악용된 점이 많다. 본질을 이해못한 데서 오는 그런 오해다.
 
박종화 : 과거 냉전시대 때 미국 교회협의회(NCCA)가 "세계평화를 위해 중국과 미국이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좋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교회협의 발표 뒤에 미국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결국 WCC도 용공이다"는 비난이 거셌다. 특히 정교회가 WCC에 가입하고 난 뒤에는 소련의 KGB가 WCC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오해도 많았다. 그러나 봐라. 1972년에 닉슨이 중국과 외교를 했다. 우리도 1992년 중국과 교류를 시작했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의 특수성은 이해하겠지만 용공논쟁은 이미 지났다. 냉전시대의 경험을 오늘 시대에 적용하는 것은 우리의 성숙도, 세계선교의 비전에 장애물이 된다. 무엇보다 WCC는 한번도 정치이념에 의해 흔들린 적이 없다.
 
장상 :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던 WCC 중앙위원회가 북한의 남침을 규탄하고 UN의 즉각적인 경찰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산주의를 배격한 것이었다. 이후에도 글리온 회의나 도잔소 회의 같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회의도 WCC가 사실상 주도했다. 1989년 봉수교회가 세워지는데 여기도 배후에 WCC가 있었다. 따라서 이념적으로 WCC가 용공이 될 수 없고 북한선교를 위해 보이지 않게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박종화 : 바로 그 캐나다 중앙위원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로 인해 당시 중공교회가 WCC를 탈퇴했다. 그리고는 1991년 WCC 캔버라 총회 때 다시 가입한다. 북한의 남침을 비난한 일로 중국교회가 WCC에서 탈퇴했던 역사적 사실만 봐도 WCC를 용공으로 비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학중 : 많은 분들이 수긍도 되고 또 동시에 여전히 질문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가 절실하다.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
 
손달익 : WCC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세계선교를 위해 크게 쓰시려는 섭리 중에 있는 사건으로 이해한다.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해도 전체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속에서 선교를 염두에 두고 모두가 협력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걱정되면 합리적 방법으로 의견 제시해 주셔서 원만하게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우리도 더 많이 반대하시는 분들과 대화하겠다. 간곡히 호소한다. 부디 세계교회 한국사회 앞에 교회가 분열되는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간곡히 호소드린다.
 
김학중 : 긴 시간 좌담회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 : 장창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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