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파송, '일방통행' 벗어나 파트너십 발휘해야

선교사 파송, '일방통행' 벗어나 파트너십 발휘해야

[ 교계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6월 03일(월) 13:35
지나친 물량적 동원 반성, 선교지와 소통하는 노력
방콕포럼 운영위, 제10회 방콕포럼 후 선언문 공개
 
국내 선교계가 선교 동원에 있어서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 함께 하는 '공동의 선교 개념'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방콕포럼운영위원회(코디네이터:강대흥)는 지난 5월 31일 서울 관악구 선교한국 파트너스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프랑스 빌봉에서 열렸던 제10회 방콕포럼 후 작성한 선언문을 공개하고, 한국 선교의 성숙을 위해 피선교지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강대흥 목사와 손창남 선교사(OMF)와 한철호 목사(선교한국 파트너스 상임이사) 등 방콕포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선언문에서는 그동안 한국 선교 동원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 함께 하는 동원의 개념이 부족했다면서, 한국 선교사들이 사역하는 많은 지역에 이미 현지 교회들이 있는데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때 이들 교회들과 협의를 하거나 파송한 후에 파트너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일방통행식 선교'가 확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양적인 성장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선언문에서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현장의 필요에 의한 동원이라기 보다는 보내는 쪽의 입장에서 지나친 물량적 동원을 했음을 반성하며, 동시에 공급이 수요에 맞지 않거나 넘쳤던 경우가 많았음을 시인한다"면서, "결국 교단이나 교회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의 선교 동원이 이루어진 것이 이런 불균형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선언문에서는 선교지에 대한 몰이해의 한 사례로 유럽에서의 선교를 소개했다. 선언문에서는 "유럽의 경우 지난 2000년 동안 기독교 배경을 가진 곳이라는 충분한 이해없이 노방전도, 혹은 물질을 통한 선교 등을 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문화나 변증 등 유럽인들에게 적절한 선교사들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내 선교계의 이 같은 자성은 WCC가 1997년 발표했던 '공동의 증언을 향하여'(Towards common witness) 제하의 성명서에서 "가톨릭과 정교회를 비롯해 이미 개신교 신앙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개종의 문제가 교회들을 분열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위기를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계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번 선언문은 양적인 성장에 큰 관심을 뒀던 한국 선교계가 질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선교의 현실을 돌아보는 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선언문 말미에서도 한국 선교의 추후 과제들이 언급됐다. 방콕포럼은 △선교지의 상황에 맞는 선교사를 발굴해 파송하는 전략적인 동원의 필요성 △선교지의 선교사와 한국의 동원주체들(교회, 선교단체, 선교 동원가 등)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반영된 동원 △급조된 동원이 아니라 선교훈련이 충분히 이뤄진 동원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40대 이하의 젊은이 동원이야 말로 한국 선교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덧붙이면서 '젊은 선교사'가 늘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대흥 선교사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와 또 선교사를 받아야 하는 선교지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선교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방법이다"면서,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자마자 교회를 세워야 하고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기계적인 선교를 야기하는 이유가 되는데 이보다는 선교지와 소통을 하는 노력을 통해 건강한 선교를 할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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