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지환이 위해 기도할께"

"할머니가 지환이 위해 기도할께"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4월 19일(금) 16:46

본보 새생명 새빛 캠페인 78번째 주인공 박지환 군- 후원자 은옥진 권사

출생 직후부터 영아연축, 레녹스-가스타우트 증후군 진단을 받아 일곱살이 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스스로의 힘으로 앉을 수도 없었던 박지환 군. 뇌병변 1급 장애아인 지환이는 하루에도 몇번씩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간질 증상이 심해 지난 15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수술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지환이의 엄마는 필리핀인이다. 지난 2006년 20살 차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결혼해 충남 논산시에 정착했는데 다음해 태어난 지환이가 뇌병변 장애로 부모의 속은 타들어갔다. 인근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지환이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간질로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발작을 일으키는 지환이의 경기(驚氣)를 조절하기 위해 신경외과 수술을 결정했다.
 
지난 14일 MRI 검사를 받고 수술을 기다리는 지환이를 본보 새생명 새빛 캠페인 78번째 후원자인 수필가 은옥진권사(서교동교회)가 방문했다.
 

   

"그동안 참 힘들었죠?"
 
은 권사가 지환이 엄마에게 말을 걸며 손을 잡았다. 한국어가 서툰 엄마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은 권사는 지환이에게 점심식사를 먹이고 있는 엄마를 거들며 직접 숟가락을 들고 지환이에게 밥을 먹였다.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연신 지환 모친의 등을 쓰다듬었다. 이내 지환 모친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지환의 모친은 서툰 한국말로 "미숙아로 태어난 지환이가 아기 때부터 경기를 일으키고 건강이 좋지 않았다"며 "지환이의 병원비와 수술비를 위해 남편은 자동차 공업사에서의 일 이외에도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은 권사는 "나도 암수술을 한 뒤 병원생활을 오래해 병원에 다시 오니 눈물이 난다. 지환이 엄마의 마음을 잘 안다"며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 와 아들까지 아파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지환의 모친을 위로했다. 이날 은 권사는 지환 모친의 손을 잡고 지환이의 수술과 건강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은 권사는 헤어지면서 지환이 엄마에게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수술하기 전 연락을 해주면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겠다"며 "비록 좋은 할머니는 되지 못해도 열심히 기도하는 할머니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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