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친구 배융호 목사, 사고로 투병 중

장애인들의 친구 배융호 목사, 사고로 투병 중

[ 교계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4월 15일(월) 14:18

4월 21일 장애인 주일 앞두고 전국 교회 관심 요청

   
▲ 배융호 목사
총회가 오는 21일을 장애인 주일로 섬길 예정인 가운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시민연대 사무총장 배융호 목사(평북노회)가 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투병을 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배융호 목사는 장신대와 장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뒤 지난 1997년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권리보호를 위해 동분서주해 온 본교단의 대표적인 목회자다.
 
사고는 휠체어끼리 부딪히면서 일어났다. 지난 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여성장애인 인권 관련 자문회의에 참석한 배융호 목사는 휴식시간에 1층에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후진으로 나오던 전동 휠체어와 충돌하고 말았다. 충돌 직후 배융호 목사의 휠체어가 중심을 잃었고, 거동이 불편한 배 목사가 떨어지면서 대리석 바닥에 오른쪽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고 말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로 배 목사는 의식을 잃었고, 이후 근처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진 배융호 목사는 진단 결과 심각한 뇌출혈이 진행되고 있었다. 긴급 수술에 들어간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냈다.
 
수술 후 배 목사는 신경외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폐에 물이 차 호흡기로 연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긴 시간 동안 호흡기에 의존해 오던 배융호 목사는 14일 주일 아침 간신히 자가호흡을 하게 됐지만 여전히 말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 두 차례, 짧은 시간 동안 허락되는 면회도 간신히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형편이다. 배융호 목사의 부인 전정옥 씨는 "현재 남편은 해열제 없이 견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지만 계속 체온이 38도에 육박하는 상황이다"면서, "오늘 아침에는 공책에 'HELP', '너무 추워요'라는 단어를 간신히 썼다"고 전했다.
 
배융호 목사가 워낙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치료가 불가피한 가운데 하루하루 늘어나는 병원비가 또 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다. 장애인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20년 간 현장에서 살았던 배 목사 가족들이 저축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 현재 가족과 지인들은 업무 중 당한 사고인 것을 감안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누구도 '가능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십시일반 병원비를 모으고 있고, 장신대 동문들도 헌혈증을 모으고 성금을 모으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수 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병원비를 모두 마련하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배 목사가 활동하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시민연대는 후원계좌(새마을금고 9003-2120-7282-5 예금주:최성윤)를 개설했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꿈꿨던 배융호 목사가 다시 장애인들의 품으로 돌아오기 위해선 지금 당장 우리들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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