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총회, 전국교회 발송 인쇄물 줄인다

예장 통합 총회, 전국교회 발송 인쇄물 줄인다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3년 03월 29일(금) 15:11
'녹색총회' 꿈꾸는 본교단,창조질서 보존 앞장 … 비용절감은 '덤'
 
최근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장향희 총무:이승렬) 주관으로 마련된 총회 직원예배에서 발표된 광고 하나가 주목을 받았다. 본교단 총회는 매년 3월 첫째주일을 사회봉사주일로 지키는데 매년 자료집을 제작해 전국 교회에 발송하고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지역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다. 이날 예배에서 총무 이승렬 목사는 "올해는 자료집을 만들었으나 전국 교회로 우편 발송하는 대신 사회봉사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활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년과 다르게 종이자료집을 만들어 배포하는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배포하도록 했다는 한마디의 간단한 광고를 총회와 교회가 무심하게 넘길 일은 아니다. 이승렬 총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전이라는 원칙에도 부합하면서도 총회의 비용도 절약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사회봉사부가 제작하는 총회제정주일 목회자료집은 사회봉사주일과 장애인주일(4월 셋째주) 환경주일(6월 첫째주) 등 모두 세 차례. 환경주일은 교회협(KNCC) 회원 교단들이 공동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사회봉사주일에 이어 맞게 되는 장애인주일에도 목회자료집은 인터넷으로 내려받도록 할 예정이다. 한 차례 자료집을 제작하고 발송하는데 5백~8백만 원(원고료 인쇄비 발송비 DM회사작업비 중 발송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연간 스물두 차례의 총회제정주일을 고려하면 총회 전체 부서가 자료집을 제작하고 발송하는데만 1억5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총회제정주일 한 회당 2백~3백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1억5천만 원까지 소요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문제를 생각하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총회 안팎의 분석이다. 총회 이홍정 목사가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전자결재 시스템을 재가동하고 결재서류 없는 '녹색총회'의 시동을 걸고 있는 것도 창조질서보전 차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정책에 교회는 대체로 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회 입장에선 지면의 제한이 없으므로 종이 자료집 보다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있고 교회 입장에선 인쇄우편물을 기다리지 않고 원하는 때에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제공자와 사용자가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총회가 지향하는 '녹색총회'로 한걸음 다가선다는 의미도 있어 다른 부서와 총회 전체로의 확산도 기대된다.
 
총회가 생산하는 인쇄물은 홍수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회봉사주일과 같이 총회가 정한 주일이 32개에 이르고 교회력과 기타주일까지 포함하면 전국의 각 교회는 거의 매주 특별한 주일예배를 드리게 된다. 총회제정주일이 되면 해당 부서는 각종 자료를 모아 교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집을 제작해 교회에 배포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총회가 제정한 주일을 따라 전국의 교회가 의식을 공유하고 총회가 정한 정책과 신학의 방향을 확산하기 위해서다.
 
본교단 총회는 최근 10년동안 생명살리기운동을 끝내고 치유와화해의생명공동체를 목표로 10년간 정책을 편다. 총회가 생산하는 각종 종이 인쇄물을 줄이는 것은 생명살리기와 치유와화해의생명공동체 운동의 차원에도 부합하다. 비록 소액이지만 비용을 절약하고 무엇보다도 환경보전을 위해서 반드시 시행해야 할 정책 방향인 것이다.
 
사무총장을 비롯해 총회 각 부서 총무와 국장 실장 등으로 구성된 총무단 회의에 따르면 본교단 총회가 집행하는 연간 인쇄비는 1억5천만 원에서 2억 원에 달한다. 총회에 보고되는 연간 예산에 편성된 인쇄비 외에 각 부서별로 진행되는 각종 사업에서 집행되는 인쇄비가 훨씬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실적으로 모든 인쇄물을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해도 문화적이든 개인적이든 어떤 사정으로 인해 인터넷을 활동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교회와 교인들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종이 인쇄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를 지향한다고 공표한 총회가 가질 입장은 아니다.
 
최근에 발표된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자료집도 종이인쇄물을 최소화하고 총회(www.pck.or.kr)와 본보(www.pckworld.com) 웹사이트를 통해서 내려받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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