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이 전해온 각국의 성탄절 모습

선교사들이 전해온 각국의 성탄절 모습

[ 선교 ] 각국의 성탄절 모습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12월 18일(화) 16:14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전 세계가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을 기념하는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나라별로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곳도 있고 반면에 상업화된 분위기 속에서 먹고 마시며 본래의 의미가 사라진 나라들도 있다. 특히 성탄절에 전 세계가 모두 공휴일은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일본이나 태국 같은 왕정국가나 이슬람 국가들이 성탄절에 쉬지 않는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선교지의 형편에 따라 성탄절 예배를 준비하기도 하고 교인들과 성탄 트리도 만드는 등 여러 사역을 펼치고 있다.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계 각지의 성탄절 풍경을 살펴보자.
 
   

<성지의 성탄절, 이스라엘>
 
12월에 성지를 가게 된다면 반드시 베들레헴의 야경을 봐야 한다. 12월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베들레헴의 모든 거리는 성탄을 기리는 각종 네온사인들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별이나 동방박사, 그리고 아기 예수를 형상화한 네온사인들은 베들레헴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탄의 밤거리로 꾸며준다.
 
또한 12월에 들어서면서 부터 베들레헴 경제는 활기를 띤다. 순례자들 많은 관광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그 중 감람나무로 깍아낸 목각제품이 최고의 선물이다. 예수님이 기도했던 감람산의 감람나무로 만든 십자가, 애굽으로 피난할 때 타셨을 나귀나 낙타, 그리고 예수님의 형상이나 태어나셨던 동굴집과 방문했던 동방박사들을 형상화한 목각들이다. 베들레헴 거리 뒷편에는 목각을 제작하는 기계소리로 요란하다.
 
이스라엘에서 사역하는 이강근목사는 "성탄절에 베들레헴에서 만나게 되는 순례객은 모두가 주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에서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큰 감동을 받는다"면서, "그래서 베들레헴은 12월 한 달간 10만 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특히 12월 24일엔 주님탄생교회 광장 앞에 수 만명이 모여든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감격하는 표정들을 느낄 수 있다"고 성지의 성탄절 분위기를 소개했다.
 
<기독교의 전통이 뿌리 내린 영국>
 
영국의 성탄절 분위기를 전하는 진영종목사의 마음은 무겁다. "급격히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영국교회에 있어 성탄절은 예수님의 탄생이라는 존재의 이유에 대해 생명력을 부여하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존재자체가 위협받는 때이기도 합니다. 우선 성탄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망각되며, 심지어 왜곡시키는 요소들이 넘쳐나는데 이는 한국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곳 영국은 12월에 들어서면서 쾌락과 과소비가 만연하고 상당한 빚까지 내서 소비를 하고 있으며, 성탄전야에 소모되는 술과 마약, 피임기구들의 양이 상상을 초월할 지경입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와는 달리 영국교회는 여전히 대림절 기간에 최소 10번 이상의 성탄 예배를 드리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린다. 거기에 지역마다 초교파연합(chuches together)으로 시내 중심에서 캐롤예배를 다같이 드린다. 이런 예배는 성탄을 축하하는 행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날로 미약해지는 영국교회의 존재의미와 연합적 가치를 확고히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한편 영국교회는 성탄의 참된 의미를 전하는 '새벽송'과 같은 전통적인 성탄 프로그램들이 남아 있고, 요즘도 가가호호 돌며 캐롤을 부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아울러 작은 이들을 위해 식품과 의류를 모아 지원하고, 성탄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을 교인들이 각자 찍어서 교회의 한쪽 편에 전시하면서 영국 사회 속에서 여전히 깊이 역사하는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인구의 88%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기독교의 전도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선교가 봉쇄되어 있는 만큼 선교사들에겐 성탄절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최광수목사는 "성탄절이야말로 비신자들과 만나고 이들을 교회로 초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가 된다"면서, "12월초부터 1월까지 교회에서는 다양한 성탄절 행사들을 진행하며 선교의 접점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적도와 접한 인도네시아의 성탄절은 무더운 날씨와 비가 내리는 모습들이 독특한 정감을 주기도 한다는 게 최 목사의 설명이다.
 
<성탄절 보다는 왕이 먼저인 나라들, 일본과 태국>
 
일본과 태국은 성탄절이 공휴일이 아닌 나라들이다. 오히려 두 나라 모두 왕의 생일이 휴일인데 공교롭게 모두 12월에 생일이 있다. 일왕의 생일은 12월 23일로 주일이다. 일본은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월요일에 대신 쉬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다행히 올해는 성탄절 전야인 24일이 휴일이 된다. 선교사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동경중앙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임태호목사는 "23일 주일에 성탄예배를 드리고 공휴일인 24일엔 교회에서 성탄행사를 연다"면서, "여느 교회들처럼 교회학교 아이들이 나와 성극을 하고 발표도 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태국도 일본과 비슷하다. 태국 왕의 생일은 12월 5일로 이날이 역시 공휴일이다. 성탄절에는 쉬지 않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무척 화려한 성탄트리를 볼수 있고 캐롤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태국이다. 최승근목사는 "성탄절이 완전히 상업화된 나라가 바로 태국"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기독교단들은 방콕 시내 시암 파라곤과 같은 대형 백화점 앞에서 연합 성탄 행사들을 진행하며, 대다수가 불교도인 태국인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 목사는 "물론 선교사들이 시무하는 교회들은 성탄트리도 장식하고 교인들과 성탄절 예배도 드리면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를 되새긴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긴 성탄절을 보내는 필리핀>
 
필리핀은 9월부터 사실상 성탄절이 시작된다. 영어로 9월은 'September'인데 이후 12월까지 모든 달의 끝이 'ber'로 끝나는 점이 눈에 띤다. 필리핀 사람들은 'ber 시즌이 시작됐다'는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9월부터 12월까지 먹고 마시는 퇴색된 성탄절 시즌이 이어진다. 차훈목사는 "그냥 정신없이 연말이 지나간다고 보면 되는데 9월부터 성탄절 분위기가 펼쳐지다보니 필리핀인들은 매일이 즐겁다"면서, "성탄절이 가까울수록 이곳 사람들이 폭죽을 쏘는데 임산부들의 경우 잠시 대도시를 떠나 피난을 가는 일도 있을 정도로 대단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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