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벗교회, '소외된 한 사람, 한 많은 사람들의 친구'되는 교회

한벗교회, '소외된 한 사람, 한 많은 사람들의 친구'되는 교회

[ 교단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04월 10일(화) 16:18
 공부방 운영으로 출발해 무료급식과 노숙인 쉼터까지
 노숙인 자활농장 운영으로 노숙자들의 희망 되고 싶어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 소득이 높아져도 주위에는 여전히 소외된 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도 갈 곳을 잃어버린채 거리나 역에서 새우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이 우리 곁에서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경제위기를 겪던 지난 1995년, 소외된 이들의 진정한 벗이 되고자 세워진 교회가 있다. 수원에 위치한 경기노회 한벗교회(정충일목사 시무).
 
지역의 소외된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며 출발한 한벗교회는 이듬해에 경로당을 돌며 무료로 어르신들의 식사를 대접하고 수원역에서 무료급식과 이듬해에는 노숙인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소외된 한 사람, 한이 많은 사람들의 친구'라는 교회의 명칭에서 보여주듯, 한빛교회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 예수의 사랑으로 품는 신앙공동체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벗교회는 재정적인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감당해야할 사역이라고 확신하고 수원역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리어카에 음식을 실어 나르며 컵라면 주먹밥 등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정충일목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욕심부리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 꾸준히 오랫동안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꾸준히 무료급식을 실시해오던 그는 2년전 이 사역을 계속 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재정이 넉넉한 교회들도 무료급식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어려운 교회 형편에 이 사역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그는 "주위에는 여전히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일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 1998년 한벗교회는 경제적인 위기로 노숙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노숙인 쉼터 사역을 시작했다. 당시 본교단 총회에서도 노숙자 쉼터 사역이 시급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전국교회에 각별한 관심을 요청한 펼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역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던 한벗교회는 노숙인 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일에 뛰어든 것.
 
"노숙인 쉼터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후에 우선 부딪히는 문제가 지역주민들의 반응이었다"고 밝힌 정충일목사는 "혐오시설로 비춰져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어떻게 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무료급식을 통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남겨줬던 결과로 주민들의 반대없이 쉼터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작된 노숙자 쉼터는 지금까지 거쳐간 인원만 1천여 명에 이른다. 쉼터에서는 예배와 함께 1년에 한차례 수련회를 갖고 전국을 돌며 재활에 의지를 다진다. 물론 이곳을 거쳐간 이들 중에서는 자활을 통해 가정을 이룬 이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직장도 구하고 월세를 얻어 자립하기도 했다.
 
최근 노숙인 관련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한벗교회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쉼터가 제도권 안으로 편입돼 재정지원은 가능해졌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인 것. 장기적으로 이곳에서 생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고령자를 받는 문제도 쉽지 않아졌다. 결국 이곳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노숙인은 다른 곳에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에도 불구하고 한벗교회는 여전히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기 위해 오늘도 열정을 쏟고 있다.
 
담임 정충일목사는 앞으로 한벗교회가 품고 감당해나갈 소망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부지가 마련된 여주에 노숙인을 위한 자활농장을 운영하는 일이다. 이미 지난 2001년에 3년간 자활농장을 운영하다가 여러가지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중단했던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다시 이를 통해 노숙자들 위한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작고 소외된 이들의 진정한 벗인 한벗교회는 오늘도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공동체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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