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 온가족이 '콜록 콜록' 막을 길 없나

봄의 불청객 '황사', 온가족이 '콜록 콜록' 막을 길 없나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4월 10일(화) 16:02
 중국ㆍ몽골에서 진행되는 사막화 현상 해결이 시급해
 극심한 가뭄, 산림벌채 과도한 경작 및 방목이 원인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계절 봄이 왔다. 그러나 매년 봄이면 우리나라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황사(黃砂)다.
 
황사는 중국대륙이 봄철에 건조해지면서 북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천∼5천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황하 상류와 중류지역에서 발원한 것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지역보다 훨씬 동쪽에 위치한 내몽골 부근에서 발생한 황사까지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중국의 사막이 점점 넓어지며 동쪽으로 다가옴에 따라 우리나라에 더 큰 황사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 발원지 중 중국 내몽고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가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황사량의 37%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황사가 불청객인 이유는 흙먼지가 태양빛을 차단해 시계가 나빠질 뿐 아니라 황사의 미세먼지 속에 들어있는 각종 유해물질이 인체에 해를 끼치기 때문. 황사의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감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눈병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정밀기기의 고장발생률도 높인다. 특히 최근에는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공업화로 미세먼지 속에 실리콘,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등 중금속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물질 중에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도 있다.
 
황사 속에는 점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들이 포함되고 있는데 황사의 발생횟수도 예전에 비해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강도 또한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황사발생일수는 지난 1980년대 평균 3.9일에서 1990년대 평균 7.7일, 2000년 이후에는 평균 12.4일로 급증했다. 지난 1990년 이후 2007년까지 연간 황사발생일수(서울) 총 73회 가운데 2001년 이후 발생한 황사일수가 59%인 43회(2008년 기상청)인 점을 봐도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사가 주로 발생하는 기간 중 주요지점 1시간 평균 최고 먼지농도(PM10㎍/㎥)가 2천~3천㎍/㎥에 달하는 강력한 황사도 발생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3~5월에 발생하던 황사가 2~4월로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매년 홍역처럼 앓아야 하는 이러한 황사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황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몽골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사막화 현상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 환경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막화란 부적절한 인간활동에 기인하는 건조, 반건조 및 반습윤 지역에서의 토지황폐화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사막이 확대되는 데에는 자연적인 원인도 있으나 주로 인간의 활동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사막화의 자연적인 요인으로는 극심한 가뭄과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 현상 등을 들 수 있으며, 인위적인 요인으로는 산림 벌채, 토지능력을 무시한 과도한 경작 및 방목, 부적절한 수자원의 이용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대기의 기온이 상승해 사막화가 가속화된다.
 
사실 이러한 사막화는 전세계적인 문제인데 6억5천만 명이 사막화의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세계 육지면적의 약 40%가 직ㆍ간접적으로 사막화의 피해 및 위협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는 "산림 황폐화, 사막화, 한발로 인한 피해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제적 이슈가 되었다"고 선언하고, 그 결과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창립됐다. UNCCD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40년간 2천 4백만 명이 사막화로 고향을 떠났으며 세계 곡물 재배지의 3분의 1이 황폐화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사막화는 전세계적인 문제이지만 그중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특히 심각하다. 현재 아시아 지역의 황사, 사막화 산림황폐화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국제적 관심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시아의 사막화율이 37%로 아프리카의 32% 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한국으로선 중국과 몽골 사막에서 발생하는 황사로 금전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지난 2002년 조사에 따르면 황사관련 피해액은 연간 약 3조8천억~7조3천억 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아시아 사막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민간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사막화 방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에코피스아시아, 푸른아시아, 미래숲 등의 NGO들이 가장 활발하게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나무심기 및 방풍림 건설 등을 통해 동진(東進)하는 이동사막을 저지하는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중사막화방지생명공학공동연구센터, 동국대학교 황사사막화방지연구소 등의 학술단체 등도 사막화 방지를 위한 품종개발 등 내건성, 내염성, 내한성 유전자를 나무에 도입해 신품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수년간 사막화방지 운동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에코피스아시아 이사장 이삼열박사는 "황사의 진원지 중 한 곳인 내몽고지방의 호수를 직접 찾아가보니 그곳의 수천만평 땅의 물이 말라 사막화가 되고 호수의 염분이 분진이 되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알칼리성의 미세먼지가 우리나라까지 날아와 우리의 건강을 해롭게 하고 기계들을 고장 내 재산피해를 낸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현재 에코피스코리아에서는 감봉이라는 식물을 심어 사막화를 방지하고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로 날아오지 못하도록 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는 유엔사막화방지협에서도 성공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중국은 북경 70km 외곽까지 사막화가 진행될 정도로 심각한 사막화현상을 겪고 있다"며 "이는 비단 중국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사람들이 모두 협력해서 해결해야하는 심각한 지구적 환경문제인만큼 기독교인들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운동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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