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합기구 필요성 높지만 '한교연'으로는 부족

새 연합기구 필요성 높지만 '한교연'으로는 부족

[ 교계 ] 오는 29일 비상총회 통해 창립하기로... "비판은 점차 고조"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20일(화) 19:07
 "반대 위한 연합기구 창립 안된다"...목적과 사업 분명해야
 결국 '두 기총' 분열, 한기총 해체보다 못한 일 될 수도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서둘러 제3의 기구인 가칭 '한국교회연합회'를 발족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한기총 비대위는 지난 12일 긴급 교단 대표 모임에서 13일로 예정됐던 비상총회를 29일로 전격 연기한 바 있다. 비대위가 13일 총회를 연기한 것은 제3의 연합기구 설립에 대한 절차상의 준비부족 등 교계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이지만 고작 2주를 연기해 교계에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구상이었다. 이 상황에서 29일에 소위 '한국교회연합회'를 발족할 경우 교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비대위 모임에 참여한 인사들이 각 교단 총회장 및 총무들이었지만 이들이 각 교단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또 당시 참석한 총회장은 본교단 박위근총회장을 비롯해 6개 교단 밖에 되지 않아 21개 교단이 비슷한 수준의 정서를 갖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본 교단만 해도 이날 오전 열린 노회장 및 기관대표 초청 연석회의에서는 그동안 비상총회 입장을 견지했던 교단 내 일부 정서에 대한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비상총회를 강행함으로써 발생할 위험성과 최소화하고 나타날 위험성을 모두 고려한 후 해도 늦지 않고 강행은 무리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러한 정서를 감지한 교단 임원들은 현재의 비상총회가 '시기상조'라는데 뜻을 같이하고, 이튿날로 예정된 총회를 취소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 열린 비대위 모임에서는 13일 총회는 취소하되, 2주 후인 29일로 연기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교계에서는 "고작 2주 연기하고 교계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건 넌센스"라는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미 미래목회포럼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회연합회 창립을 9월 총회까지 연기하라"고 주장했다. 고신 총회 정주채목사(향상교회)도 강경한 입장을 통해 제3의 기구 창립 논의에 일침을 가했다. 정 목사는 "한기총 비대위가 제3의 기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는 현재 시점에서 한기총 해체보다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한 후, "분열을 막자고 하면서 한국교회를 다시 분열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 목사는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한기총의 개혁을 통해 정상화하는 것이고, 정말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무엇인가 다른 기구를 만들기보다, 어느 정도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3의 기구'를 추진하는 비대위 관계자들은 "불법을 자행하고, 사유화시키며, 이단을 끌어들여 혼탁해진 한기총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당장 새로운 기구를 발족시키지 않으면 현 한기총 반대그룹이 흩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로 새 기구 창설의 시급함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비대위가 당장 새로운 기구로 발족하는 것이 지금의 한기총과 무슨 차별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데 있다.
 
새 기구가 그동안 비판받았던 한기총의 가치와 지향을 뛰어넘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분열이라는 비난을 무릅 쓰고라도 새 기구를 창설하기 위해서는 기존 한기총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가치나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명분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유명무실해진 '교단장협의회'를 회복시켜 그 구조를 통해 각 교단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단장협의회를 통해 비대위측이 주장하는 현실적 요구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 구조에 교회 갱신 그룹의 목소리도 포함시켜 '권력 단체'의 색깔을 희석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새로운 연합기구'에 대한 필요성이 교계 안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한기총 정상화 명분이 '새 기구'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라, 무릎 꿇는 회개와 한국 교회 전체의 대안을 담아내는 갱신을 통해 '건강한 대표기구'로 준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기총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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